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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 결의안도 채택 못하는 대한민국 국회

대한민국의 국회는 어디 있는가.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외국 전문가까지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이 과학적 증거를 찾아내 북한의 도발이라고 발표한 지도 일주일이 됐다. 그렇지만 국회는 눈을 감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대북 규탄 결의안은커녕 이마저 지긋지긋한 정쟁(政爭)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24일 국회 진상조사특위를 처음 열었지만 야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못 믿겠다며 의혹만 나열했다. 북한을 성토하는 야당의원은 없었다.



미 상원이 지난 14일 천안함 관련 결의안을 채택한데 이어 하원도 초당적 대북 규탄 결의안을 제출했다. 미국뿐 아니다. 비동맹권의 맹주인 인도를 비롯해 25개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기구가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가 일제히 규탄하고 있는 마당에 대한민국의 국회가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억장이 무너지게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극력 부정해 왔다. 그 이외의 모든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기묘묘한 시나리오를 열거하며 북한을 비호해 왔다. 그러면서도 우리 군에는 경계에 실패한 책임을 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겨우 어제서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북한의 도발이라는 조사 결과를 슬그머니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선 다른 어떤 조사 결과도 없기 때문”이라고 꼬리를 달았다. ‘다른 조사’를 끝낼 때까지는 최종결론을 유보하겠다는 말이다.



6·2 지방선거가 겨우 일주일 뒤로 다가왔으니 정치인들이 선거에 집착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적의 도발로 우리의 무고한 아들들이 46명이나 희생된 사건에 대한 대통령 담화를 “대통령의 선거방해”(정 대표)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심지어 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다음 날 대통령 담화를 발표한 것만 봐도 안보장사”,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선거용 담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 북한의 도발임이 명백히 드러나도 선거가 끝날 때까지 감추고 있어야 하는가. 사건 전모가 드러나도 대통령은 침묵해야 하는가.



미국 의회는 9·11 테러가 발생하자 곧바로 상·하원 합동 결의안을 통과시켜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전권을 부여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국가적 위기 앞에 야당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힘을 모았다. 이런 적극적인 협력이 그 다음 오바마 민주당 정권의 탄생을 방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보 문제에 관한 초당적인 대처는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를 줬다.



안보 문제에 관한 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맞다. 하지만 명백한 결론을 앞에 두고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를 왜곡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안보 문제는 어떤 정치적 이해보다 우선돼야 한다. 그 정도의 애국심도 없는 정당이라면 정권을 맡을 자격이 없다. 국가 안보에 관한 한 초당적으로 대처해 신뢰를 얻는다면 북풍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대한민국 국회라면 당장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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