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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자와 주저앉힌 ‘검찰심사회’ 도입하라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권력형 비리에 가차없이 칼날을 들이대기로 유명하다. 그런 도쿄지검 특수부가 2월 초 정치자금 허위기재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민주당의 실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1년간 수사했으나 직접 관여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면죄부’의 효력은 오래 가지 못했다.

‘검찰심사회’에 소속된 시민 11명이 검찰 결정을 뒤집었다. 시민들은 만장일치로 불기소 처분이 “상식에 반해 부당하다”고 의결했다. 검찰심사회는 기소독점주의를 깰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시민들의 반란(?)은 지난해 5월 심사회의 의결에 법적 구속력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7000여 명의 검찰심사원이 일본 전국 165곳의 지방법원·지원에서 6개월씩 ‘시민검사’로 활약 중이다. 갈수록 막강해지는 검찰 권력에 대해 일본 사회도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

이런 실험을 보면서 대한민국 검찰이 처한 상황을 떠올린다. ‘검사 스폰서’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와 정치권은 검찰 개혁을 벼르고 있다.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완화하고 수사권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도 다양하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상설특검제, 미 연방수사국(FBI)과 유사한 특별수사기관, 독립적인 국가감찰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것들을 관통하는 견해는 검찰 외부에 별도의 수사기구를 두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제도들 역시 장保÷� 있다. ‘고비처’(민주당 발의)와 ‘상설특검’(한나라당 발의)은 특별검사에게 수사·기소·공소유지권을 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고비처의 수사 대상은 고위 공직자(차관급 이상), 국회의원, 판·검사 등으로 특정돼 있다. 고비처에서 수사받는 1등 국민과 검찰에서 수사받는 2등 국민으로 구분되는 것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상설특검은 권력층 인사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가능한 반면 국회에서 여야가 정치 논리에 따라 다툴 경우 극심한 정쟁을 낳을 수 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최근 “그동안 특검을 여러 번 했지만 옷 로비 사건 특검(1999년) 때 앙드레 김의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걸 밝혀낸 것 말고는 성과가 거의 없다”며 특검 반대 견해를 밝혔다. 김대중 정부의 말기 검찰총장이었던 김각영 전 총장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면 중복 수사 폐단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검찰의 위기의식도 심각하다. 대검의 한 간부는 “검찰로선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분위기라 여야가 (검찰 개혁안에) 합의하면 우리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루기 힘든 시대적 과제다. 언제까지나 검찰의 자정노력을 지켜보기 힘든 현실이다. 우리 검찰도 일본의 검찰 심사회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제도를 개선하든, 기구를 신설하든 지금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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