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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는 마음으로 택한 진로교육 통했다

경기도 고양시 성사고등학교에서는 스승의 날 선물 대신 학생들이 선생님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쓴다. 2008년 차종석 교장이 부임한 이후부터다. 2학년 10반 학생들이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김영하 담임교사를 그린 종이에 편지를 써서 전달한 뒤 웃고 있다. 사진 속 ‘엄한’의 표준말은 엉뚱하다는 뜻의 ‘애먼’이다. 신인섭 기자
“사실상 세일즈입니다. 사회성이 중요해요. … 외국어가 중요해요. 영어는 기본이고 외국에 나가서 공부할 기회를 만드세요. 중국어를 배우면 좋지만 호텔리어는 영어와 일본어를 해야 합니다….”

공모 교장 차종석이 확 바꾼 고양 성사고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고등학교 본관 4층 어학실습실, 김은수(33) 파라다이스호텔 판촉지배인은 이 학교 학생 60여 명에게 호텔리어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었다. 강연 청취자는 고교 입학 후 여러 단계의 검사로 호텔서비스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판정을 받거나 이 직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다. 50여 분의 강의가 끝난 뒤 이 학교 2학년 송지혜(18) 학생은 “외국어 무역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적성검사가 나왔어요.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뭘 해야 할지 감을 잡았어요”라고 말했다. 김 지배인은 “부럽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더 일찍 방향을 잡았을 겁니다. 고등학교 때 어디로 가야 할지 정보를 주면 필요한 것은 스스로 찾아가죠”라고 얘기했다.

이날 성사고에서는 27개 교실에서 금융·의사·언론·건축사 등 전문 분야 종사자들이 강의를 했다. 학생들은 희망 직종에 따라 교실별로 30~70명씩 강의를 들었다. 10단계 학생진로 지도의 핵인 ‘성사 진로 엑스포’다.

성사 진로 엑스포는 2008년 부임한 차종석(53) 교장의 아이디어다. 경기도 교육청 2청사에서 장학사로 일하던 차 교장은 ‘초빙공모제(교장 자격을 갖춘 교사를 대상으로 공개 모집)’를 통해 성사고에 부임했다. 그는 교장이 된 뒤 가장 먼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알고 진로를 결정하게 하는 ‘진로비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4년간 장학사로 일하면서 연구한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차 교장이 진로지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는 교사 경력의 회한이 담겨 있다. 차 교장은 1979년부터 교단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부임 첫해 고3 담임을 맡은 그는 교사 생활 대부분이 고3 담임이었다. 차 교장은 “진학 담당을 할 때는 그냥 점수 맞춰서 대학에 보냈어요. 합격률만 생각했지 아이들 개개인의 적성이나 특기 같은 건 크게 상관 안 했죠.

‘진로’는 무시하고 ‘진학’만 신경 쓴 겁니다. 어쩌면 그때 우리 학생들에게 잘못했던 것을 지금에야 회개하는 과정 같아요”라고 말했다.

차 교장은 장학사 자격으로 2006년 개교 때부터 성사고를 지켜봤다. 개교 첫해인 2006과 2007년, 성사고는 기피 1순위 학교였다. 8순위 지망으로도 정원의 절반이 차지 않았다. 신설학교인 데다 주변이 개발되기 이전 상태여서다. 성사고에 배정받았다고 항의하는 학부모 전화도 많이 받았다. 이런 민원 해결을 위해 2008년부터는 학교경영 우수육성 시범학교(기피 학교에 교장공모제를 시행하고 지원금을 주는 사업)로 지정돼 3년간 9억6000여 만원을 받았다. 그는 “개교 때부터 봐온 성사고를 바꿔볼 생각에 교장 공모에 응했다”고 말했다.

2008년 성사고 교장이 된 후 진로교육을 하고 학교 분위기를 바꿔가면서 올해 입학생 배정에서는 1순위 지원자로만 정원의 3배를 채웠다. 인기 학교가 된 것이다(고양시는 2002년부터 선지원 후추첨제를 시행 중이다). 두 자녀(1학년 양혜경ㆍ3학년 양승현)를 성사고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위경주(44)씨는 “첫째 아이 때는 7순위로 썼는데도 여기 배정받아서 굉장히 속상했어요. 그런데 둘째는 1순위로 성사고를 썼는데 배정받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했어요.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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