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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최면과 리더십

리더(지도자)가 추진력·안정감·지성·직관에 영혼까지 따뜻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에서 그렇게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리더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진정한 인재는 수상한 저잣거리와 거리를 두고 은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신의학의 입장에서 보자면 능력이 뛰어난 리더들이 심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로는 자기애적 인격장애를 앓기도 한다. 이들은 ‘나는 능력이 탁월하니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 ‘남들은 나보다 열등하니 항상 내 말에 따라야 한다’ ‘내게 대항하는 경쟁자는 있을 수 없다’고 되뇐다.

이나미의 마음 엿보기

한 조직에서 리더의 카리스마가 형성되는 순간부터, 집단무의식에는 ‘퇴행 현상’이 발생한다. 리더는 서서히 자신을 전능한 존재로 착각하게 된다. 추종자들은 안락한 자리를 보장받는 대신 비판 능력이 없는 애완동물로 전락한다. 리더가 자신의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 같이 착각하고 리더를 행복하게 하는 데 전력투구한다.

특히 리더가 생사여탈권을 갖고, 정적을 무자비하게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충성했던 주구(走狗)마저 냉혹하게 내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추종자들은 불안감 때문에 자기 보신에 급급할 것이다.

이런 조직은 얼핏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듯 보인다. 일을 할 때 다른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때문에 시간 낭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분위기 조작도 가능하다. “우리 지도자가 최고”라고 줄기차게 칭송하다 보면 집단 최면에 걸려 실제 그렇다고 믿기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리더는 외곬으로 가게 돼 파멸을 맞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 돼도 집단의 구성원은 바른 말을 하지 않는다. 자기부터 살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저급한 폭력 조직이나 나치 독일, 독재자 무가베 대통령의 짐바브웨나 김정일이 다스리는 북한같이 야만적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미국 사회에도 조직의 부정적 속성이 관찰된다. 로버트 맥스웰의 출판재벌그룹, 파산한 금융회사 리먼뿐 아니라, 존재가 불확실한 대량학살무기를 빌미로 미국이 이라크전을 벌인 것도 리더가 방향을 잘못 잡은 탓이 크다.

정신분석학자인 융과 프로이트는 집단무의식의 원시성, 파괴적 본능에 주목했다. 마키아벨리는 대중은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니 공포감으로 다스리는 게 낫다고 했다. 지도자가 아예 없는 게 좋다는 아나키스트도 있다. 반면 플라톤은 우중(愚衆)을 이끌어갈 현자의 출현을 바랐다. 예수님이나 부처님 같은 성인은 아니지만 만델라나 간디처럼 못 배우고 못사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겸손하고 용서 못할 적까지 포용한 리더들도 있었다.

선거 때만 되면 비방과 음모로 상대방을 인신공격하는 일이 빈발한다. 선거가 끝난 후 권력을 창출하게 도와준 충실한 심복들마저 헌신짝처럼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나쁜 리더를 걸러내는 것은 구성원 하나하나의 책임이다. 조직원 가운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대충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잘못된 리더로 인해 몰락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철인 요즘이 더욱 무서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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