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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는 기업에 양날의 칼

프로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보울은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는 미국 내 최대 이벤트이자 수많은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거대 광고시장이다.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인기를 등에 업고 30초 광고에 들어가는 비용이 300만 달러에 육박한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장 미국적인 이벤트라는 수퍼보울의 위상은 천문학적 광고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사의 광고를 내보내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찬희의 프리미엄 경영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는 조짐이 싹텄다. 세계 2위 음료업체이자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인 펩시코가 수퍼보울 광고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 회사는 23년 만에 처음으로 수퍼보울 기간에 지상파TV 광고를 전면 중단하는 대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광고에 2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결정을 광고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바뀌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펩시코의 태도 변화는 급격히 달라진 소셜미디어의 위상에서 비롯됐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응집력 없는 개인들이 모여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온라인 놀이터쯤으로 폄하됐던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의 생활 곳곳에 파고들면서 명실상부한 ‘미디어’로 기능하게 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기존의 매스미디어를 능가하는 소셜미디어도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선두주자 격인 페이스북이다. 대학생 간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출발한 페이스북은 공생과 협력에 기초한 열린 플랫폼을 앞세워 순식간에 업계 1위로 도약했다. 최근 회원 수 4억 명을 돌파하며 방문자 수에서 온라인 부동의 1위인 구글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이 사이트에 기업들의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 예상 광고매출이 10억 달러에 달한다.

‘140자의 마법’으로 알려진 단문블로그 서비스 트위터 역시 소셜미디어 왕국의 한 축을 떠받치는 신흥강자다. 2006년 출범 이후 4년 만에 가입자가 1억 명을 넘어섰으며, 국내에서도 이미 4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올해 처음 기업광고를 유치하기로 방침을 확정하자마자 북미 최대 IT제품 유통채널인 베스트바이를 비롯, 스타벅스와 소니픽처스 등이 기다렸다는 듯 주요 광고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킬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소셜미디어가 광고마케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3억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처음으로 월드컵 공식후원사가 된 소니에릭슨은 ‘소셜네트워킹 월드컵’이라는 모토 아래 소셜미디어에 사실상 ‘올인’할 태세다. 현대차도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국형 블로그 서비스인 ‘요즘’에 이벤트 블로그를 개설하고 월드컵 마케팅에 나섰다.

광고 측면만 봐도 기업 입장에서 소셜미디어는 기존 미디어보다 매력적이다. 단기간에 급속하고 광범위한 전파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 든다. ‘급조된’ 관계가 아니라 이미 형성돼 있는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친화력에서 기존 매체를 압도하는 것이고 그만큼 광고효과도 높아진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플레이어의 트위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해당 스타를 따르는 수십만, 수백만 명의 팬 중 상당수는 이미 팔로어(follower)의 형태로 자신의 우상과 사이버공간에서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 스타의 트위터로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최대한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 효과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최소한 대중매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잡이로 ‘주입’해 온 기존 광고마케팅 수단과는 확실히 차별화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엄청난 영향력과 파급력은 기업 입장에서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지리적 한계를 넘어 뭉친다. 자신의 신념과 이해관계, 때로는 사소한 기호에 따라 한데 뭉치고 한목소리를 낸다. 이렇게 결집된 목소리가 비판의 색채를 띨 경우 그 효과는 보다 즉각적이고 파괴적이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기업 위기관리는 분초를 다투는 싸움이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회사 내부의 관련자들이 모여 시간을 두고 해결책을 모색하던 과거의 여유는 이미 흘러간 얘기다. 다양한 형태의 소셜미디어를 모니터링하는 전문팀을 중심으로 조직 전체가 사소한 징후라도 정보를 교류하고 이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인식이 선결돼야 하며 명확하고 일관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두는 것도 좋다.

최근 도요타자동차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다. 이는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얕은 수로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 하기보다는 진정성이 담긴 메시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우군을 확보하고 일반 소비자와의 공통 관심사를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관계의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이 잊지 말아야 할 행동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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