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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에 월 29만원 받고 보육 서비스 제공”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보육과 낙태 문제 등 여성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여성부는 올 3월 19일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됐다. 정부 17개 부처 중 규모로는 ‘막내’지만 그 역할은 중요하다. 출산·육아·취업·성폭력 등 여성문제가 산적해 있다. 부처 간 협조와 공조도 필요하다. 그런 숙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장관의 몫이다. 백희영(60) 여성가족부 장관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정책의 출발점으로 보육을 꼽았다. 백 장관은 “보육 문제의 해결 없이는 가족 내 성평등도, 건강한 가정도 이룰 수 없다”며 “일하는 엄마였던 경험을 토대로 정책을 꼼꼼히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매매를 포함한 여성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인터뷰는 서울 청계천로의 여성가족부 장관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확대 개편 후 첫 가정의 달 맞은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인력은 두 배(109명→211명), 예산은 세 배(974억원→3091억원)로 늘었다.



"돈 없고 사람 없어 일 못한다는 말은 안 하겠다. 여성의 가장 큰 고민은 보육이다. 그래서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을 위한 정기 돌보미 사업과 지자체별로 공동육아나눔터를 운영하려는 것이다. 보육문제와 다문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과 직장 여성 지원, 여성 일자리 확대를 통해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조용한 부처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하겠다.”



-보육지원 예산을 늘린다고 저출산이나 일자리 같은 문제가 얼마나 해결되겠는가.



“육아실태 자료를 보니 1세 미만의 자녀를 둔 가정의 보육시설 이용률이 15%에 불과했다. 아이가 어리거나 적당한 보육시설이 멀 경우 결국 엄마가 일을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여성을 돕겠다는 뜻이다.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보육사업을 추진할 법적 근거도 있다. 가정의 핵심 역할은 양육이다.”



-맞벌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정기 돌보미 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지금도 갑자기 아이를 맡겨야 할 상황에 돌보미를 지원한다. 그러나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정기 돌보미를 지원해 주려는 것이다. 총 60시간의 교육과 실습을 거친 돌보미를 월 수당 102만원을 기준으로 가정에서 29만원(27%)을 내면 하루 11시간씩 주 5일을 이용할 수 있다. 보육시설에 보내면 아이 세 명당 교사가 한 명인 반면 돌보미는 1대1이므로 형평성 차원에서도 그 정도는 가정이 부담해야 한다. 우선은 소득수준 하위 50%인 맞벌이 가구가 대상이지만, 내년에는 70%(3인 가구 기준 378만원)까지 확대하겠다. 보육지원은 중산층에도 중요하다.”



-전업주부들의 육아 부담도 만만찮다.



“그래서 전국 230개 시·군·구에 공동육아나눔터를 만들려는 것이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고, 보호자들이 육아정보를 나누면서 번갈아 아이를 돌봐주는 품앗이 전통을 살린 공간이다. 코디네이터가 품앗이 일정 등을 조정해 준다. 올해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5곳에서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본격 도입하겠다.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공공기관 유휴시설 등을 이용하면 2012년까지 전국에 230곳을 확보할 수 있다.”



-역시 돈과 인력이 문제다. 부처 협의는 잘돼가는지….



“자꾸 돈 얘기를 하니까 기획재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싫어하는 것 같다.(웃음) 올해 1200가구 대상의 정기 돌보미 사업비가 44억원이다. 내년에 4000가구로 확대하면 157억원이 필요하다. 공동육아나눔터도 내년에 138곳으로 늘리려면 69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기존의 건강가정지원센터 공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양육 부담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는 시점에 필요한 사업 아닌가. 돈 달라고 우는 게 아니다. 피부에 와닿는 일을 하려면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다고 저출산이나 여성 취업 문제가 개선될지 의문이다.



“지난해만 여성 10만 명이 직장을 잃었다. 가장 큰 문제는 경력 단절이다. 출산으로 직장을 그만둔 고학력 여성일수록 재진입이 어렵다.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장시간 근로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



-시간제·시차출퇴근제·재택근무 같은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 말인가. 하지만 일반 기업에 적용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올해 정부 부처와 지자체 20곳과 시간제 근로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네덜란드 등의 사례를 보면 근무조건이 좀 바뀌어도 가정의 총수입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무조건 오랫동안 일하던 산업화 시대의 모델을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대기업 중에서도 어딘가 물꼬를 터주면 좋을 것 같다. 그게 우리 가정이 사는 길, 남녀가 함께 사는 길, 선진사회로 가서 후대가 잘살 수 있는 길이다.”



-성폭력·성매매를 비롯한 여성 관련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출신이어서 여성문제 전문가도 아니고, 행정경험도 적어 조직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 않다. 여성단체처럼 성명 내고 목소리를 높일 수는 없지만, 소극적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겠다. 정부 정책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검찰 스폰서 의혹이 터졌을 때 즉시 진상조사단에 여성계 인사가 포함되도록 했다. 검찰 측에도 비리가 확인된 경우 변호사 개업도 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보냈다. 아동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앤 것도 지난해 우리 부가 다시 제안해 법안에 반영된 것이다. (두 손을 쥐며) 목소리를 안 낸 것이 아니다.”



-올 초 낙태 문제가 이슈였다. 입장이 뭔가.



“부처의 공식 입장은 답변을 유보하겠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여성계가 주장하는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과연 낙태에 무조건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낙태를 전면 금지토록 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아기를 낳았으면 그 생명이 행복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낳으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낙태 금지가 출산율을 높이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대담=양영유 정책사회데스크

 정리=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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