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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천안 파견 근무 중인 원덩시 공무원 리지송

올 1월부터 천안시에 파견 근무 중인 원덩시 공무원 리지송씨. 리씨는 천안시 기업지원과 통상팀에서 두 도시간 교류 활동을 돕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시청 공무원 1800여 명 중에 중국인 한 명이 끼어 함께 근무한다. 불당동 천안시청 5층 기업지원과 통상팀 리지송(李季松·28)씨. 천안시 자매결연도시인 산둥(山東)성 원덩(文登)시 공무원으로 천안시 공무원과 교환 근무 중이다. 한국어가 유창하다.

옌볜(延邊)대학교 조선어학부를 졸업했다. 01학번이다. 그는 2학년을 마치고 2003년 1년 동안 부산여자대학에서 한국어 연수를 했다. “그래서 경상도 사투리도 잘 하지예~.”

리씨는 지린(吉林)성의 작은 도시(舒蘭)출신이다. 대학도 같은 지린성에 있지만 옌볜까지 기차로 8시간 걸린다. 고향에도 조선족은 있지만 대학 가기 전까진 ‘조선어’를 전혀 몰랐다. 그는 “옌볜대에서 조선어학부가 가장 좋은 학과라고 해 별다른 생각 없이 진학했다”고 말했다.

리씨는 한국어 배울 때 발음과 문법이 너무 어려웠다고 한다. “중국어 발음엔 받침이 없는데 한국어는 받침이 많아 발음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 중국어와 영어는 말의 순서(語順)가 비슷하나 한국어는 완전히 달라 배우는 데 쉽지 않았다.”

리씨는 만주족이다. 중국 동북 3성(헤이룽·지린·랴오링)의 소수민족은 만주족과 조선족이 가장 많다. 그는 “청나라를 세운 사람들이 우리 만주족”이라며 “고려 때 금나라를 세운 여진족도 만주족의 전신”이라고 설명했다.

올 1월 천안에 온 그는 10월 말 귀국한다.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다. “중국에 파견된 천안시 공무원은 2년간 근무하는데….” 그 이유는 많은 중국 공무원이 한국 근무를 원하기 때문. 리씨는 “당초 지난해 10월 말 왔어야 하는데 입국 수속이 늦어져 2개월 지체됐다”며 “4개월된 천안 생활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물가가 비싸 천안시가 주는 체재 보조비로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다. 그는 천안시가 빌려준 불당동 월봉고교 앞의 한 빌라에서 산다.

근무지인 천안시청까지 걸어서 20여 분이다. 아침은 집에서 빵 등으로 가볍게 먹고 점심과 저녁은 시청 식당에서 해결한다. 중국어 교습 아르바이트도 한다. 화·목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천안시 공무원 16명에게 기초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3월에 시작했다. “발음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면서 연관 단어들을 공부시키고 기초 회화도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강의료는 시간당 2만5000원으로 1회 5만원을 받는다. 한 달 8회 강의로 40만원을 버는 셈이다.

한국인들이 ‘중국어’에 관심이 많은 건 좋지만 ‘중국’에 대해 너무 몰라 어이없을 때가 많다고 한다. “중국에 사과는 있어요?” “중국 화장실엔 아직 문이 없나요?” 등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중국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풀릴 의문이다.

리씨는 한국 사람들에게 중국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 물론 중국에 돌아가면 한국도 열심히 알리고 다닐 생각이다. 그래서 두 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는 2008년 결혼했다. 중국에선 남자 26세, 여자 24세 전후가 결혼 적령기다. 우리나라보다 이른 편이다. 리씨는 적당한 나이에 결혼한 셈이다. “아내는 고향에서 중매로 만났는데 현재 원덩의 일반 회사에서 정보시스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과는 매일 이메일을 통해 대화한다. 저녁에 숙소에선 화상채팅으로 부부 사랑을 확인한다.

원덩시와 가까운 웨이하이(威海)공항까진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다. 주말에 집에 다녀올 수도 있는 거리다. 하지만 왕복 비행기값(약 30만원)이 현지 공무원 월급에 해당한다. 리씨가 주말 상봉을 엄두 못 내는 이유다.

“천안에 온지 ‘네 개월’이 지났는데, 아니 ‘사 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원덩에 가보지 못했어요.” 또 6개월 후면 후임자와 임무 교대를 하니 아내를 직접 보려면 귀국할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애기는 언제 낳을 계획이냐고 물었다. “아내가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데 하늘인 내가 천안에 있으니….”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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