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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녹색 계열’

‘모래바람이 해를 가렸다(沙塵朝蔽日)’는 당(唐) 설기동(薛奇童)의 시다. 황사의 연원은 그만큼 장구하다. 이젠 경계도 없다. 황사 무풍지대였던 홍콩도 모래바람을 뒤집어썼다. 한반도를 넘어 현해탄을 건너 일본까지 중국발 황사는 날아간다. 게다가 올해엔 역대 최악의 황사란다. 베이징 기상당국의 예보다. 황사 최대 피해국은 발원국인 중국이다. 황사 발원지는 신장(新疆) 남부, 간쑤(甘肅), 네이멍구(內蒙古) 남부 등 3곳이다. 전체 27개 성(省)·자치구 가운데 21개 성이 피해권이다. 국토의 5분의 1이 사막지대고, 인구의 5분의 1이 황사에 시달린다. 둔황(敦煌)도 황사에 묻혀간다.

황사가 이처럼 악화된 데는 마오쩌둥(毛澤東) 탓이 크다. 무차별 벌목으로 쇠를 녹이고, 산을 밀어 계단밭을 만들고, 초원을 걷어내고 곡식을 심었다. 순자(荀子) 말대로 ‘근본을 벌목하고, 근원을 고갈시켜 천하를 태운 꼴(伐其本, 竭其源, 而焦天下矣)’이다. 황사는 환경 파괴의 한 자락에 불과하다. 중국은 전역이 오염된 물과 쓰레기로 넘쳐난다. 이제 중국은 다급해졌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최근 당 기관지(誌) 구시(求是)에 ‘녹색 계열’을 발표했다. ‘공정(工程)’은 단일 정책이지만, ‘계열(系列)’은 다방면에 걸친 장기적인 정책을 말한다. 그는 임산자원, 수자원 보호를 ‘100년 국가과제’로 선언했다. 국무원도 방풍림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사막화와 황사를 동시에 막겠다는 구상이다. 재생에너지 개발, 기후변화 대비를 위한 특별 소조(小組)도 꾸렸다. 핵심은 원 총리가 서명한 환경평가조례다. 앞으로 모든 산업과 개발에 환경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얘기다.

우리 기업이 긴장하고, 한편 환호해야 할 대목이다. 긴장의 이유는 금지다. 오염 유발 기업은 이제 중국에서 사업할 생각을 접어야 한다. 일반 기업에도 엄격한 환경관리 의무가 부과된다. 한마디로 돈이 많이 든다. 중국 진출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환호의 이유는 황금시장이다. 중국은 앞으로 국가적인 환경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중국발 골드러시다. 환경 관련 산업은 무조건 환영이다. 세금도 깎아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0년 구상’이 주목받는 이유다. 태양전지 등 친환경사업은 중국이 목을 매는 분야다. 환경과 바이오를 앞세운다면 중국을 내수시장처럼 만들 수 있다. 우리 기업이 지금부터 애써 가꿔야 할 꿈이다.

진세근 탐사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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