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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강 주역 황선홍·홍명보 2010 월드컵을 말하다

중앙일보 월드컵 특집을 위해 7일 서울시내 한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한 황선홍(왼쪽)홍명보 감독. 한편 중앙M&B가 19일 발간하는 남아공 월드컵 가이드북에는 두 사람의 대담 전문을 포함해 다양한 월드컵 정보가 담기게 된다. [중앙M&B 제공]
황선홍(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홍명보(아시안게임 대표 감독)는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축구의 얼굴이었다. 둘의 활약에 따라 한국 축구는 울고 웃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는 팀의 최고참으로 참가해 후배들을 이끌고 4강 기적을 일궜다. 그 두 사람이 남아공 월드컵 본지 특집을 위해 지난 7일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많은 축구팬이 궁금해하는 게 있다. 과연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들어갈 수 있느냐다. 이 질문에 두 사람은 무척 신중하게 반응했다. 곤혹스러워하기까지 했다. 잠시 침묵한 황선홍은 “대답하기 아주 곤란한 질문”이라고 했고, 홍명보는 “지금 그걸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라고 즉답을 피했다. “쉽지는 않겠구나”라고 읽혔다.

-그렇다면 16강에 가려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황선홍(이하 황)=그리스와의 첫 경기다. 그리스 전을 잘하지 못하면 그다음 경기는 심리적으로 매우 어려워진다. 그건 역대 월드컵을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리스전이 이번 월드컵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봐도 된다.

▶홍명보(이하 홍)=첫 경기가 중요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다른 생각도 해야 한다. 조별리그에서는 4팀 중 상위 2개 팀이 16강에 올라간다. 다른 팀이 어떻게 물고 물리는지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올라갈 팀은 확실히 올라가고, 나머지 세 팀이 한 장의 티켓을 놓고 다투는 구도가 우리에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승1무를 해도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

-두 사람이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라면 전략은.

▶황=그리스를 이기는 게 최선이지만 초반부터 덤벼들다 도리어 경기를 망칠 수 있다. 비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되 선제골을 내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말하자면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펼치는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월드컵에서 한국이 쓸 수 있는 전략은 많지 않다.

▶홍=동감이다. 그리스와 첫 경기가 1승이 된다면 좋겠지만 1무가 되더라도 상관없다. 다만 패하는 것만큼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아르헨티나와 2차전은 비기기만 해도 대성공이다.

-두 분의 전망은 비관적으로 들린다. 그래도 한국 축구가 이제 그리스와는 맞설 만큼 성장하지 않았나.

▶황=2002년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은 예외로 하자. 그때를 빼면 내게 월드컵은 늘 쓰라린 기억이었다. 16강이라는 게 정말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한국 축구의 FIFA 랭킹은 47위다. B조 4개국 중 가장 낮다. 50등을 하다가 갑자기 16등으로 뛰어오르는 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1등을 목표로 노력해야 하지만 막연하게 16강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하다.

▶홍=2007년 한국이 그리스와 평가전을 치렀던 적이 있다. 그때 코치로 참가했다. 한국은 이천수의 프리킥 골로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용에서는 3 대 7 정도로 밀렸다. 그리스 선수들은 평균 키가 1m90㎝는 돼 보였다. 세트피스만 허용해도 반쯤 골을 먹은 것처럼 걱정됐다. 월드컵 본선에 올라가면 쉬운 상대는 하나도 없다.

▶황=다만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우리 후배들이 선배들과는 달리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걸 보고 무척 기뻤다. 상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한국 축구가 세계 정상권으로 갈 수는 없지만 두려움을 떨치고 유쾌하게 경기를 즐기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발전이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전체적 전망을 듣고 싶다.

▶황=유로 2008에서 가장 완성된 형태의 축구를 보여주며 우승했던 스페인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토레스가 부상을 당한 여파를 어떻게 이겨낼지도 주목된다.

▶홍=토너먼트에서는 전술과 기술이 완벽하다고 우승하는 게 아니다. 전통적으로 월드컵에서 강한 이탈리아와 독일이 이번에도 강세를 나타낼 것이다. 남반구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남미 축구와 아프리카 축구가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우승 1순위로는 브라질을 꼽고 싶다.

- 이번 월드컵에 나가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홍=서로 돕고 배려해야 한다. 23명 엔트리에 뽑힌 모두가 경기에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지만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도 있게 마련이다.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또 주장을 포함해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겠다.

▶황=믿음이다.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또 동료들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16강이 결코 쉽지 않은 만큼 국민 모두 한마음으로 성원해 주셨으면 한다.

 정리=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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