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회 프런트] 서울대 1조9360억대 땅 … 기획재정부 “땅문서 넘겨라”

서울대와 기획재정부가 공시지가로 따져도 거의 2조원에 달하는 서울대 소유의 땅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11일 서울대와 재정부에 따르면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재정부는 서울대가 법인화하면 일부 토지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립법인이 돼 정부 조직을 떠나는 만큼 실사를 거쳐 교육·연구 목적에 필요하지 않은 땅은 국유재산으로 환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법인화는 민영화가 아니고 국립대로서 서울대의 성격도 달라지는 게 없으므로 토지 환수를 고려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대는 현재 전국에 1억9250만여㎡(약 5823만 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전 국토의 0.2%, 서울시 면적의 33%에 이르는 광대한 크기다. 지리산 노고단·백운산 일대의 남부학술림(1억6217만㎡), 관악산 남부의 안양수목원(1531만㎡), 경기도 광주 태화산학술림(800만㎡)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학술림은 일제하 경성제국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전신인 수원농림학교 시절부터 내려오는 것이다. 여기에다 관악캠퍼스 면적만 465만㎡다.

이 같은 서울대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는 총 1조9360억원에 달한다. 관악캠퍼스 9530억원, 서울대병원이 있는 연건캠퍼스 2100억원, 사범대학 부설학교 1460억원 등이다. 가장 면적이 큰 남부학술림은 327억원이다. 학술림은 상당 부분이 국립공원으로 묶여 면적에 비해 실제 자산가치는 적은 편이다.

서울대와 재정부가 이들 토지를 두고 대립하는 이유는 서울대 법인화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다. 법인화는 서울대를 정부(교육과학기술부) 산하기관에서 별도의 법인으로 만들어 예산·인사 등 측면에서 자율성을 높이고 대학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국립대인 서울대는 그간 각종 법령과 규제에 묶여 사립대에 비해 재정 운용 및 교수 초빙 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법인화가 돼도 정부의 재정 지원은 계속되고,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하는 등 정부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재정부는 서울대가 더 이상 정부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에도 국립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김진선 재정부 국유재산과장은 “정부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국유재산인 토지를 전부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서울대 법인화 법안에 ‘교육 및 연구에 필요한 경우 교과부 장관과 재정부 장관이 협의해 무상 양도한다’고 돼 있는 만큼 교과부에 토지 성격을 가리는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주종남 서울대 기획처장은 “수십 년간 이들 토지가 교육 및 연구에 필요하다는 것을 재정부 스스로 인정해 서울대에 관리토록 했다”며 “만약 재정부가 토지 환수에 나선다면 지금까지 해 온 자신들의 업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와 재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법인화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6개월 가까이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법이 확정돼야 재정부와 협의도 가능할 텐데 현재로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토지 문제뿐 아니라 법인화가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어져야 외국 대학과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서울대 법인화=정부 산하기관인 서울대를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 예산·인사 등 측면에서 자율성을 높이는 작업.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학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며, 사립대처럼 수익사업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지원은 계속되고 총장도 대통령이 임명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