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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나랏빚 역대 최대 882조 엔 … GDP의 219%

‘검은 금요일’로 불린 지난 7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1% 떨어진 10364.59를 기록했다. [도쿄 블룸버그]
재정위기는 남유럽만의 일이 아니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가장 심각하다. 11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국채와 차입 등 일본의 국가 채무는 지난 3월 말 현재 882조9235억 엔으로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1년 전에 비해 36조4265억 엔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민 1인당 국가 채무는 695만 엔으로 추산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보도했다.

중앙정부가 발행한 국채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를 합한 일본의 국가 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18.6%로 선진국 최악이었다. 미국(84.8%)과 영국(68.7%) 등 다른 선진국들도 재정 상황이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일본은 이들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편이다.

일본의 나랏빚이 이렇게 팽창한 데는 1991년부터 본격화돼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된 버블경제 붕괴의 후유증 탓이 컸다. 경기 침체로 세수가 줄어들자 일본 정부는 긴축을 하는 대신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세출에서 국채 의존도를 크게 높였다. 지자체도 덩달아 지방채 발행을 남발했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102조6000억 엔을 지출하면서 53조5000억 엔을 국채 발행 등 빚으로 조달했다.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세수가 예상을 크게 밑도는 36조9000억 엔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족한 예산은 국유지 등 정부 재산을 팔아 충당했다.

올해도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과 복지를 위해 44조 엔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까지 합하면 내년에는 국가 채무가 973조 엔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월 일본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재정 악화에 좀 더 치열하게 대응하라는 경고인 셈이다.

일본 정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1450조 엔에 이르는 풍부한 개인의 여유자금이 국채를 흡수했지만 앞으론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면서 국채를 흡수할 개인의 저축이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해결책으로 5%인 소비세를 10%로 올려 재정을 다지자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에 이어 민주당 정권도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소비세 인상에는 소극적이다. 과거에도 소비세를 올렸다 모처럼 살아나던 경기에 찬물을 끼얹은 경험이 있다.

그렇다고 일본이 당장 재정 파탄의 위험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 재정 악화를 보여 주는 수치는 그리스보다 나쁘지만 국채 발행액의 대부분을 일본 국내에서 소화하고 있다. 일본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현재 5%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일본의 재정 악화는 최악의 경우 돈(엔)을 찍어 해결할 수 있는 ‘국내 문제’다. 일본이 외국에 빚을 못 갚을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이게 현재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남유럽의 재정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일본은 오히려 막대한 해외 투자를 바탕으로 대외 순자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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