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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펙 어떠세요?] 서류 내세우기보다 자신의 열정을 자신있게 보여주세요

경희대 입학사정관 전형에 모의지원한 김민기(왼쪽)·성미희양. [김경록 기자]
지난달 29일 실시된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창의재능 인재) 전형 모의면접에서 사정관들은 “스펙이 좋아 서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어도 면접에서 강점을 부각시키지 못하면 합격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에는 강제상(50) 입학처장과 주동준(59)·강진령(52)·윤성이(46) 교수사정관, 임진택(40) 책임 입학사정관이 참여했다.

최석호 기자

“지원학과와 진로계획이 일치해야 한다”

김민기양의 학생부를 검토한 사정관들은 “교과성적도 우수하고, 교내외 글짓기대회와 영어말하기대회 등 수상실적도 많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에서도 글쓰기 능력 등 강점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모의면접에서는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았다.

교사가 꿈인데 국어국문학과를 지원한 김양은 제대로 된 이론지식을 배우고,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임진택 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좀 더 구체적인 꿈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학생을 뽑는다”며 “막연한 이유로 학과를 정했다는 느낌이 들고, 교사가 되려는 이유도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양은 “수상실적은 많지만 상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대한민국학생 영어말하기대회에서 3등을 했지만, 영어로 자기소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정관들은 김양에게 “질문에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본인의 스펙에 대해 공부하라”고 말했다. 이어 “교과성적이 꾸준히 좋기 때문에 수시 일반전형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입증서류 준비에 따라 당락 가려질 듯”

모의면접 평가를 맡은 강제상 입학처장과 윤성이·주동준 교수사정관, 임진택 책임 입학사정관(왼쪽부터). [김경록 기자]
성미희양은 교내외 발명품대회 입상 등 과학분야 관련 활동실적이 많다. 지난해엔 가정용 간이발전기를 개발해 현재 특허출원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또 고교생 신분으로 과학 관련 도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강진령 교수사정관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파고들어 성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4등급 안팎의 과학교과 성적이 문제다. 주동준 사정관은 “생물학과를 지원하겠다는 학생의 2학년 생물성적이 5등급”이라며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기초가 부족한 학생’ ‘사정관 전형을 위해 스펙 쌓기에만 주력한 학생’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사정관들은 “발명품 제작과 관련한 입증서류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의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1단계만 통과하면 합격 가능성이 있다. 성양은 자기소개서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과학분야에 대한 열정으로 각종 발명품대회에 참가하며 실적을 쌓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3학년 1학기 과학성적을 2~3등급대로 올리는 것도 필수과제다.

경희대 입학사정관 면접 어떻게 진행되나

1차 잠재력 면접과 2차 학업적성 면접으로 나뉜다. 잠재력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비교과 영역, 포트폴리오 등에 기재된 내용의 사실 여부를 점검하며, 15분 동안의 면접을 통해 전공 적합성과 인성 등을 평가한다. 학업적성 면접은 면접 30분 전 지원계열에 따라 주어진 2개 문항 중 수험생이 한 문항을 골라 사정관들 앞에서 5분 동안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업 기초지식과 논리력·창의성 등을 평가하며, 수험생 발표 후 5분 동안 사정관들의 질문이 이어진다. 임진택 사정관은 “학업적성 면접에서는 관심분야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공부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원 학과 관련 지식에 대해서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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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면접을 통해 살펴본 합격 전략
미희양은 과학성적 올려 실적 뒷받침 하길


경희대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우선 자기 소개서와 추천서를 통해 학생의 일관된 활동이나 다양성, 지원 학과에 대한 열정 및 적합성 등을 평가한다. 그 다음 추천서로 학생이 제시한 자료에 대한 구체성·신뢰성 등을 최종 확인한다. 또 학생이 제출하는 학교 생활기록부나 포트폴리오로 특기 분야나 학생부의 비교과 영역 등에 대한 전체적 평가가 이뤄진다.

김민기양은 교과 내신이나 다양한 비교과 영역 실적은 충분했지만, 면접 과정에서 제출 서류에 대한 자기 이해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교사가 되겠다고 했지만 명확한 이유가 제시되지 못했다. 제출한 스펙(비교과 실적)에 대한 기억도 정확하지 않아 신뢰성을 잃기도 했다. 한마디로 스펙과 교과 성적은 갖추고 있지만 제출 서류에 대한 자기 이해도가 매우 낮아 학생 활동의 구체성을 확인하고자 했던 입학사정관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실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면접 내용은 자신이 남겨 놓은 흔적을 하나씩 되새겨 보는 작업이다. 김양은 향후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할 때 더 많은 스펙이나 활동을 쌓기보다 자신의 활동 내역들을 하나씩 재기록하면서 구체적 활동과 자신의 미래를 연관시켜 나가는 연습이 선행돼야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판단된다.

성미희양의 경우 눈에 띄는 스펙들이 있었지만 면접이 진행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우선 학생의 스펙과는 달리 관련된 교과 성적이 매우 낮았다. ‘가정 환경’의 영향이라고 보기엔 부족해 보였다. 또 학생이 출원한 특허 내용이나 수상 실적 등은 물리 분야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물리 분야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처럼 실제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학생의 수상 실적이나 활동 내역 등의 구체성과 진실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공 관련 질문이 다양한 각도로 출제될 수 있다. 성양은 비교과 영역을 통해 교과 영역의 한계성을 극복해야 한다. 자신이 비교과 영역에서 쌓은 실적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적인 재점검이 선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컨설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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