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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복귀카드로 천안함 물타기 … 북·중 물밑 교감?

북·중 혈맹관계는 예상보다 단단했다. 7일 끝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두 나라는 천안함 침몰 사태와 북핵 6자회담에 대해 호흡을 맞췄다. 김 위원장은 대(代)를 이어온 양국 친선관계를 강조하면서 북한 후계구도에 대한 지지를 희망하는 듯한 운을 띄웠다. 대북 지원 보따리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정일에 대한 극진한 환대를 펼침으로써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계기로 삼았다.



혈맹 재확인한 북·중 정상



◆6자회담 당장 재개는 어려워=남북한과 미·중·일·러의 동북아 4강이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 재개를 놓고 본격적인 수싸움에 들어갔다. 김정일이 이번 방중을 통해 6자회담을 외교적 고립의 탈출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함으로써 6자회담 카드로 수세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뜻을 나타냈다.



중국은 이 발언을 대외에 공개하면서 천안함 사태를 남북간 문제로 국한시키고, 6자회담 재개론으로 동북아 정국을 관리·주도하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한국은 김정일의 발언이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과 일본도 ‘선 천안함, 후 6자회담’의 한국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1년 반째 동결돼온 6자회담은 계속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안함·6자회담을 놓고 한·미·일과 북·중이 선명히 갈라서는 형국이라 당분간 동북아는 냉전적 대치구도 속에 갇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20일께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원인 조사 결과 북한이 공격 주체로 판명되면 중국도 북한만 감싸고 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역시 무한정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미룰 수는 없는 입장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5일)의 의제는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의 발표를 보면 천안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한·미의 ‘천안함 공조’를 견제하는 듯한 구절이 적잖았다. 전략적 소통 강화, 중대한 내정과 외교 문제, 지역과 국제 정세, 공동 관심사의 소통이 그것이다. 양측이 지역과 국제 문제에서의 협조 강화, 지역의 평화 안정 유지에 합의한 것도 한 맥락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판명돼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사전에 차단막을 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두 부분이 후 주석에 의해 제의돼 김정일이 동의한 점도 주목거리다. 중국이 천안함 상황 관리를 주도하면서 북한에 대한 후견인 역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양측은 그러면서 혈맹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고위층 교류 지속, 경제무역협력 심화, 인적 교류 확대 등에도 합의했다. 특히 이를 강조하는 두 사람의 발언은 주목을 끌었다. 후 주석은 “북·중 전통적 우호는 양국과 양당, 인민의 귀중한 자산이며 북·중 우호관계 발전은 중국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일은 “북·중 관계를 부단히 다지고 계승 발전시켜 가자”고 했다.



◆3대 세습 후계자 지지 요청=관영 신화통신의 보도에서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가 후계자 문제를 연상시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다. 물론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화면에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은으로 추정될 만한 인물은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북·중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후계구도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김일성과 마오쩌둥을 지칭한 듯) 앞 세대 지도자들이 친히 만들고 정성껏 키운 전통적 우의가 바람과 비의 시련을 경험했다”고 전제하면서 “기간의 변화와 세대 교체가 있더라도 (북·중 우호관계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북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의 후계자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구하는 뉘앙스를 풍긴다”며 “나아가 북한에 어떤 급변 사태가 오더라도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투자 유치로 경제난 돌파 모색=김 위원장은 후 주석의 면전에서 “우리에게 투자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과거에는 양국 정부 실무자 선에서 오갈 대화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나왔다. 이례적으로 고스란히 공개됐다. 그만큼 두 차례 핵실험 이후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하고 외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이번에 중국 북부 지역의 연해 경제 중심지인 다롄(大連)과 톈진(天津)의 경제 현장을 둘러본 것과 궤를 같이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나선항에 대한 투자 유치를 절실히 바라는 김 위원장의 절박함이 읽힌다”고 분석했다.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외자 유치를 총괄하는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초대 이사장에 임명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이 수행한 것도 투자 유치와 연관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김평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와 태종수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를 대동한 것도 중국의 발전상과 경험을 배워 북한 경제를 개선해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에서 변경 지역 인프라 건설 확대를 끌어낸 것은 나름의 성과로 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경제특구 두 곳을 방문한 것을 보면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이 북·중 경협과 투자 유치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서울=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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