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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희망에 따라 업무를 맡기라고 ?

“재판권 독립을 이유로 판사 개인의 희망에 따라 업무를 맡으면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구욱서 서울고법원장, 일부 소장 판사들 주장 제동

구욱서(55·사진) 서울고법원장이 “사법권 독립을 위해 판사 개개인의 희망에 따라 보직을 맡아야 한다”는 일부 소장판사의 주장에 대해 공식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구 원장은 전날 열린 ‘2010 재판행정 사무감사’에서 “우리 법원은 지난해 재판권 독립이라는 이슈에 너무 많이 매달려왔다”며 “이 때문에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판사를 위한 사무 분담까지 주장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 소속 190여 명의 판사가 참석한 회의에서 일부 판사들은 “특정 보직을 희망하는 사람이 한 명뿐이고 경합자가 없으면 그대로 인사를 해야 사법권 독립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엔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사건을 임의로 특정 재판부에 배당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신 대법관의 사퇴를 강하게 주장했던 판사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그런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판사 개개인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왜 그런지 기준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선 법원의 최고위직인 구 원장은 “희망에 따라 인사를 하면 법원이 자칫 ‘변호사 양성소’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때 법관 희망을 인사에 최대한 반영한 때가 있었는데 퇴임 후 변호사 업무에 도움이 되는 자리에 사람이 몰려 6개월에 한 번씩 재판부가 바뀌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가 바뀔 때마다 사건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재판이 길어져 결국 그 피해를 국민이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구 원장은 “이는 국민을 위한 사무 분담이 아닌 판사를 위한 사무 분담”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장이 법원조직법에 따라 엄연히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는데, 거기에 재판권 침해 논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구 원장은 또 각급 법원장들의 재판 방청을 놓고 불거진 최근의 재판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공개재판이 헌법에 명시돼 있는데, 법원장이 이를 방청하는 것을 두고 ‘재판권 독립을 침해한다’ 또는 ‘퇴정 명령을 하겠다’는 말들이 나오는 게 옳은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원장은 이와 함께 “형사재판 항소심에서 형량이 감경되는 비율이 높다”며 “항소를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형량이 유지된다는 생각이 들도록 재판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형(형량 결정)이 달라지는 것이 다반사가 되면 국민들이 ‘판사에 따라 바뀌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선욱 기자



◆사무분담=특정 법원에 배치된 판사에 대해 형사나 민사 등 재판할 분야와 단독·합의부 중 어디에서 근무할 지를 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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