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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놈일지도 모른다” 정부 경계모드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7일, 정부는 경계 모드로 전환했다. “이거 큰놈일지 모른다 ”는 판단에서다. 아이슬란드 화산이 전 세계 공항을 비상사태로 몰아넣은 것처럼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제2 글로벌 위기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비상금융대책반 가동

이용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이날 “남부 유럽 재정위기가 어떻게 번져나갈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대책과 별도로 9일 모든 국무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재정 건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비상금융 합동대책반회의’를 했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유럽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과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 등 남유럽 4개국(PIGS)에 투자한 금액은 6억4000만 달러, 이들 나라에서 빌려 온 돈도 3억9000만 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유럽 투자액은 전체 해외 투자의 2%, 전체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또 지난해 외국인 상장증권 순매수 자금 23조7000억원 중 남유럽 4개국의 자금은 1300억원(0.55%)에 그쳤다.







우리와 남유럽의 직접적인 접점은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위기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정부 판단의 근거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며 “미국 시장 등이 과민 반응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국제금융 시장의 특성상 한 나라의 위기가 다른 곳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에도 국내 금융회사들과 리먼의 직접 거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초동 대응에 느슨했던 적도 있다. 금감원 박동순 거시감독국장은 “남유럽 재정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도 있다”며 “그리스의 위기가 유럽 전체로 확산한다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유럽계 자금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의 외환 건전성 지표와 대외 차입 여건에 대한 점검도 매일 하기로 했다. 또 비상시 은행별 자금조달 계획도 점검하고 보완키로 했다. 금감원 장현기 외환업무실장은 “아직까지는 국내 은행의 해외 차입 여건에 큰 변화는 없다”며 “다만 상황이 나빠질 것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9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2010~2014년 재정운용 기본방향과 재원배분 전략을 논의하는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용걸 차관은 “남유럽 재정위기 속에 모든 국무위원이 모여 재정 건전성 강화와 재정 효율성 제고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선 전통적인 비과세·감면의 축소 정비를 포함한 중기 세제운용 방향도 논의된다.



 허귀식·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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