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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금융위기 ‘국제공조’ … 선거 앞에서 길을 잃다

금융시장은 7일 독일 하원의 그리스 구제금융안 표결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독일 하원은 찬성 390표, 반대 72표, 기권 139표로 구제금융안을 통과시켰다. 뒤이어 열린 상원에서도 안이 통과됐다.



승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걸 다 아는데도 시장은 불안해했다. 선거 때문이다. 독일은 9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지방선거를 치른다. 결과에 따라 상원의원 여섯 자리가 자동으로 바뀐다. 야당이 이기면 연립정부는 상원에서 과반의석을 잃는다.



독일 정부가 그리스 지원을 머뭇거린 것도 이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 독일 국민 10명 중 7명은 그리스 지원에 반대한다. 이종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뜩이나 불안한 유럽에서 독일 선거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독일뿐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풍향계가 방향을 잃었다. 선거 바람 앞에서 말이다.





지난해까지는 세계 주요국의 호흡이 잘 맞았다. 주요 7개국(G7)끼리도 불협화음이 나기 일쑤였는데, 주요 20개국(G20)이 이례적으로 발을 맞췄다. 덕분에 대공황에 버금가는 불황을 헤쳐나올 수 있었다. 경제 외에 다른 걸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갈등을 야기할 외교 문제도 적었고, 일본 중의원 선거를 제외하곤 굵직한 선거도 없었다. 정치 여건도 좋았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걸 굳이 반대할 정당은 없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줄줄이 선거다. 게다가 앞으로 각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지난해와 정반대다. 재정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올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는 줄고, 자산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유권자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하는 ‘쓴 약’이다.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선거가 부담스럽다.





하필이면 상황이 가장 안 좋은 유럽에 선거가 몰렸다. 절대 다수당을 내지 못한 6일 영국의 선거 결과는 영국 재정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돌출 변수까지 생겼다. 벨기에는 6일 의회를 해산했다. 고질적인 언어 갈등에서 비롯된 선거구 분리 문제 때문이다. 다음 달 조기 총선을 하더라도 내각을 제대로 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벨기에는 7월부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을 맡아야 한다. 돌아가면서 하는 자리지만 요즘 유럽에선 작은 불안이 큰 공포를 낳곤 한다.



하반기 최대 정치 이슈는 역시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미국도 하반기엔 금리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표와 직결되는 미국 실업률이 연말까지 9% 이하로 내려가긴 어렵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선거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실기하면, 미국 눈치를 보거나 보조를 맞춰야 하는 나라들이 모두 때를 놓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 부동산 거품 등 부작용이 불가피해진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규제 강화도 시장에 썩 달가운 일이 아니다. 금융사에 대한 대중적 반감을 표로 연결하기 위해 미 정부와 여당이 무리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공조를 흔들 만한 외교 분쟁도 잠복해 있다. 뉴욕의 폭발물 사건, 이란 제재안,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 등이 그렇다. 모두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도 ‘경제가 정치를 만났을 때’라는 칼럼에서 이를 걱정했다.



“경제 회복은 언제나 어려웠다. 2010년의 정치와 지정학은 이를 더 어렵게 할 것이다. 냉철한 이성이 승리할 수 있기를 기도하자.”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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