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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그 많던 다슬기 어디로 갔나

임진강 어민 이상래씨가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임진강 중류에서 부니(腐泥)가 가득한 그물을 들어 보이며 한숨짓고 있다. 어민들은 군남댐 건설을 그 원인이라고 말한다. 공사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죽고, 이를 먹이로 하는 다슬기 등이 피해를 봐 생태계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전익진 기자]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임진강 중류. 직경 20㎝ 크기의 돌덩이를 집어 들자 검은색을 띤 미끈거리는 부니(腐泥)가 가득하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부니는 0.5㎝ 두께로 돌을 덮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지천으로 널려 있던 다슬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부니는 강바닥에 쌓인 유기물이 썩어서 변한 찐득찐득한 검은 진흙이다.

현지 어민의 0.7t 선박을 타고 강 안으로 들어가 전날 쳐 놓은 그물을 들어봤다. 그물에는 강가 돌에 낀 것과 같은 형태의 부니가 잔뜩 끼어 있다. 동행한 어민 이상래(58)씨는 “전날 세 시간에 걸쳐 부니를 깨끗이 청소해 뒀지만 불과 하루 새 그물에 다시 잔뜩 들어붙었다”며 한숨이다. 부니로 인해 무거워진 그물은 어민 혼자의 힘으로는 끌어올려지질 않았다. 이씨가 선박에 설치해 둔 소형 크레인으로 그물을 들어올리자 그물 안에는 몸통 직경 2㎝ 크기의 참게 한 마리와 몸길이 5∼8㎝ 크기의 두우쟁이 8마리만이 올라왔다.

이씨는 “3년 전 이맘때는 그물에 100㎏ 이상의 두우쟁이가 그득했었다”고 말했다. 부니 때문에 물고기가 얼씬도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진강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봄철이면 넘쳐나던 다양한 민물고기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연천어촌계 김광형(53) 총무는 “상류에서 3년 전 댐 조성공사가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어민은 어선을 세워 놓은 채 아예 조업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제2청 박종구 수산계장은 “부니가 강에 넘쳐나고 다슬기 등이 자취를 감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니의 발생 원인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어획량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통계도 없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3년 전 상류에서 시작된 군남댐 조성공사가 그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앙내수면연구소 이완옥(52·어류학) 박사는 “부니는 일반적으로 흙탕물과 생활오수 등이 유입되면서 발생하는데 하천 바닥 등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죽이기 때문에 이를 먹고 사는 다슬기 등이 일차로 피해를 당하게 된다. 이어 다슬기 등을 먹고 사는 민물고기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당해 생태계가 무너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은 2001년 3월 이후 군사분계선 부근 북한 지역에 완공된 4개의 댐(총저수량 1억4000만t)과 2008년 10월부터 담수가 시작된 군남댐 상류 57㎞ 지점 황강댐(총저수량 3억5000만t)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 중이다. 2006년 9월부터 3235억원을 들인 이 댐은 다음 달 말 완공 예정이다.

부니 피해는 연천지역만의 일이 아니다. 연천 하류지역에서도 다슬기와 참게가 잡히지 않고 있어 임진강 중하류 전체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단체도 추가적인 생태계 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인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는 현지 피해 실태조사 등 임진강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주민들은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음 달 출범 예정인 경기 북부지역 어촌계 장석진(46) 계장은 “조만간 연천과 파주 지역 어민들이 힘을 합쳐 댐 건설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을 공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 정학동 공사팀장은 “부니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어민들과 공사가 추천하는 전문가들로 조사팀을 구성해 현장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진강=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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