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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월드컵, 합동방송과 순차방송으로

스포츠 기술이 새로운 경제자본으로 부각되고, 미디어 스포츠 시장에서 거대한 자본으로 거래됨에 따라 스포츠 중계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SBS가 단독 중계한 것에 대해 여론의 찬반이 갈리고 당사자인 지상파 방송 3사의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논란의 시작은 ‘코리아풀’의 파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국제축구연맹(FIFA)과 중계권 협약 시 방송사 간 무리한 경쟁을 삼가고 중계권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체결했던 게 깨진 것이다. 그러나 이미 1996년 이래 지상파 3사는 수차례나 서로 돌아가면서 풀을 파기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MBC가 풀을 깼으며, 경인방송은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독점 계약했고, KBS·SBS는 국내 프로야구·축구 등에 MBC 참여를 제한했다. 2006년에는 KBS가 스포츠 마케팅 사업자인 IB스포츠로부터 중계권을 사들여 독점 중계했고, 같은 해 7월 SBS가 2010∼2016년 여름·겨울올림픽과 2010, 2014년 월드컵 중계권을 단독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나의 이익’을 위해 약속을 어기고 중계권료에 거품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 결과 국가적 손해를 초래했고 ‘나만 살면 된다’는 부정적 가치를 부각시켰다.



정부는 시장 논리에 맡긴다며 뒷짐을 지고 있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얼마 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 3사에 남아공 월드컵 등 국민 관심 행사를 공동 중계할 수 있도록 협상하라고 권고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간섭이 아니라 전략적 방안을 제시하는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때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상은 결렬됐다.



IOC와 FIFA가 각국 방송사들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유럽의 스포츠 시장이 통제 불능에 빠지자 유럽연합은 ‘보편적 시청권’을 제도화했다. 영국은 공영방송(BBC)과 민영방송이 방송권료와 경기를 배분해 합동방송을 한다. 일본도 공영방송인 NHK와 민간방송연맹으로 구성된 JC를 통해 방송권을 확보하고 방송권료 부담 비율에 따라 중복 편성 없이 경기를 배분한다. 완전 상업방송 체제인 미국은 경쟁을 통한 독점 중계를 하지만 올림픽·월드컵은 4대 메이저 경기(프로야구·프로농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에 비해 관심이 적은 편이어서 우리나라와 실정이 다르다.



국가 차원의 외화 낭비를 막고, 시청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답은 있다. 코리아풀을 부활시키고 합동방송은 하되 순차방송을 하는 것이다. 적정 가격에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 3사는 코리아풀을 강력하게 지켜야 한다. 그리고 공동으로 중계료를 부담하고, 순차방송 원칙에 따라 특정 경기를 중복 중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포츠는 규칙(Rule)을 지키고, 자기 역할(Role)에 최선을 다하며, 상호 관계(Relationship)를 중요시할 때 가치와 의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모색해야 할 때다.



원영신 연세대 체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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