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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대신 정성으로 키웁니다



[사진설명]감자를 심는 김승욱씨 가족의 손길이 분주하다. 이들은 6년째 먹을거리를 주말농장에서 직접 기르고 있다.



주말마다 어디를 갈까, 뭘 할까 고민이라면 주말농장을 한번 시작해 보자. 가족이 함께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며 각종 채소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자연을 배우고, 신선한 유기농 채소로 한 상을 가득 차려 볼 수 도 있다.



우리 가족 먹을거리 함께 길러

김승욱(36)씨 가족은 매주 토요일, 일산서구 법곳동에 자리한 주말농장을 찾는다. 올해로 6년째다. 덕양구 행신동에 살다 서울로 이사간 지 3년이 지났지만 매주 이곳을 찾는다. 주말농장을 시작할 무렵 태어난 둘째 경록(5)이는 이제 한 사람 몫을 거뜬히 해낸다. 막내 보민(2)이도 고사리 손에 한 움큼 씨앗을 들고 다니며 언니·오빠를 돕는다.



주말농장을 다녀온 토요일 저녁, 집에서는 삼겹살 파티가 벌어진다. 김씨는 “방금 수확한 상추와 깻잎에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더하면 수라상 부럽지 않다”며 활짝 웃는다. 평소에도 먹을거리 안전에 신경쓰는 아내 이남림(34)씨는 “우리가 기른 유기농 배추는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일반 배추보다 작고 못생겼지만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심”이라고 설명한다. 김씨도 “김치에서 고소한 맛이 난다”며 “이제 밖에서 파는 김치는 못 먹겠다”고 말한다.



첫째 나영(8)이는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이나 소시지 같은 인스턴트 음식보다 직접 기른 ‘열무’와 ‘시금치’를 더 좋아한다. ‘열무’는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의 하나. 3월 말에 씨를 뿌리면 5월 중순 수확한다. 다시 한번 씨를 뿌려 가을에 거둬들인다. 유기농으로 기른 열무는 억세지 않고 순해 아이들도 잘 먹는다.



밭 일구는 사이 ‘가족의 정’도 돈독해져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고생도 뒤따른다. 직접 고랑을 파서 씨앗을 뿌리고 매주 돌봐주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비가 많이 와도, 안 와도 걱정이다. 유기농으로 기르다 보니 정성껏 기른 채소를 벌레에게 내주는 일도 있다. 지난해는 수확을 앞두고 벌레가 많이 먹어 정성껏 기른 배추를 버려야했다. 그래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을 고집한다.



주말농장의 장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평일에는 아빠 얼굴조차 제대로 못 보는 아이들에게 아빠와의 추억을 만들어준다. 김씨는“주말농장을 하다 보면 정기적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밝힌다. 아이들에게는 무당벌레·여치·사마귀·잠자리 등 자연이라는 친구가 생겨 좋다.



벌레 못 사는 땅에선 사람도 못 살아

김씨 가족에게 농사와 유기농의 중요성을 가르친 이가 ‘청송유기농주말농원’의 심민보(46) 대표다. 유기농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심 대표는 “오랫동안 농약을 치지 않은 땅은흙 속의 벌레들이 움직이면서 마치 흙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살아있는 흙에 뿌리를 두고 자라다 보니 줄기와 잎까지 모두 건강하다. 수확한 유기농 채소의 반을 잘라 단면을 관찰하면 그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하우스나 화학 비료를 사용해 기른 일반 채소에 비해 조직 그물망이 촘촘하다. 이 때문에 보존 기간도 길다.



유기농을 하기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아는 여유는 필수다. 인위적으로 수확시기를 앞당기지 않아 재배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대신 자연의 기운이 듬뿍 담긴 채소를 먹을 수 있다. 심 대표는 “채소는 눈으로 먹는 게 아니라 입과 몸으로 먹는 것”이라며 “벌레 먹은 흔적에놀라지 말라”고 조언한다. 벌레가 살지 못하는 땅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청송유기농주말농원’은 올해 14번째 가족을 맞았다. 높은 경쟁률 때문에 2년 이상을 기다려 분양 받은 사람이 있을 정도다. 단, 환자가 있는 가정에는 우선 순위를 준다.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가 준비돼 있는 만큼 편안한 복장으로 오면 된다. 주말농장은 대부분 3월에 분양을 시작하는 관계로 현재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설문청정주말농장(070-8151-9256)·돌풍주말농장(031-915-5995)·원당주말농장(02-821-6800) 등에는 아직 여유분이 남아 있다.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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