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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암 대해부] 간암 생존율 향상 … 췌장암은 악화

서울 쌍문동에 사는 명진섭(53)·진식(50)씨 형제. 둘 다 B형 간염 보균자인데도 매일 소주 한 두 병을 달고 살았다. 진섭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고 온 몸이 붓고 소화가 안 됐다. 2003년 큰 병원으로 가라는 동네의원의 말을 듣고 서울대병원에서 간암 진단을 받았다. 진식씨는 2004년 간경화에 이어 간암 진단을 받았다.



진섭씨는 “간암이라는 소리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살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이제 죽는구나’라고 체념했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주위에서 ‘간암=불치병’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둘 다 전이되지 않은 2기였고 2005년 각각 부인의 간을 이식받았다. 진섭씨는 퇴원 후 5개월 뒤 등산을 시작했다. 진식씨는 헬스클럽을 다닌다. 진섭씨는 “이번 겨울에 감기를 한 번도 앓지 않고 지나갈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간암은 10년 전에만 하더라도 불치병이었다. 조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고 빨리 진행된다. 하지만 최근 의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립암센터가 최근 발간한 ‘국가암등록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간암의 5년 생존율은 1993~95년 10.7%에서 2003~2007년 21.7%로 뛰었다. 폐·식도·쓸개 및 담도·다발성골수종 등 과거에 불치병 또는 난치병으로 불렸던 암들의 생존율도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조재원 교수는 “조기 검진이 늘고 이식 수술·방사선 치료 등의 기술이 발전하는 데다 표적항암제(암 세포만 집중적으로 죽이는 약)가 등장하면서 난치 암들의 생존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암등록 보고서에 따르면 폐암 5년 생존율은 93~95년 11.3%에서 2003~2007년 16.7%로 올랐다. 국립암센터 박은철 국가암관리사업단장은 “폐암의 생존율이 10%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몇 년 전만 해도 치료를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생존율 5%포인트 증가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지부동인 암도 있다. 대표적인 게 췌장암이다. 인천에서 택시 운전을 하던 유모(53)씨는 2006년 12월 몸이 쉽게 피로해져 동네의원을 찾았다가 당뇨병 진단을 받고 10개월간 혈당강하제를 복용했다. 그 이후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아파 소화불량 치료를 같이 받았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고 황달 증세가 있어 2007년 12월 국립암센터를 찾았다. 췌장암 4기였다. 암 세포가 간으로 퍼져 손 써볼 수 없을 정도였다. 수술을 포기하고 1년 넘게 항암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11월 숨졌다.



연극배우 이주실(66)씨가 지난달 25일 국립암센터에서 소아암 환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1993년 유방암 3기로 진단받았던 이씨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을받고 완치됐다. TV와 연극 무대를 오가며, 암환자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김경빈 기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교수는 “췌장암은 효과적인 항암제가 없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야 발견할 수 있는데 방사선 때문에 매년 찍을 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다른 나라도 최근 20년간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93~95년 9.4%, 2003~2007년 7.6%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도 췌장암의 생존율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췌장암은 가장 악질이어서 전이가 잘되고 수술할 수 있는 환자는 10%에 그친다. 나머지는 수술을 해보지도 못하고 암 진단을 받은 지 6~12개월 후에 사망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신성식 정책사회선임기자(팀장), 김정수·황운하·이주연 기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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