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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팩 비법 알면 와인 팩 문제없죠

정·식품 사원들이 팩 와인(보니또) 생산라인에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회사는 팩 음료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팩 와인 시장에 진출했다. [정·식품 제공]
‘전통 장류 제조 기업인 샘표식품이 고무장갑 소재를 만든다?’



식품업계의 ‘이유 있는 외도’

언뜻 이해가 안 가는 얘기지만, 실제로 그렇다. 샘표식품은 자사의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을 생산해 한국3M에 납품한다. 한국3M은 이 콜라겐을 주부용 고무장갑 안에 피부 보호용 소재로 사용한다. 샘표식품은 또 지난해부터 매일유업 요구르트 제품(바이오거트)에 들어가는 콜라겐을 납품하고 있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은 지난해부터 와인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 최초로 출시한 팩 와인이 이 회사 제품이다. 두유업계 강자인 이 회사가 와인시장에 진출한 것은 베지밀 생산 과정에서 쌓인 포장(패키지)기술 덕분이다. 정·식품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무균 팩 제품 생산설비를 갖춰 하루 평균 138만 개의 팩 음료를 생산할 수 있다. 잡냄새가 섞이는 것을 막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포장 기술을 갖췄기 때문에 와인시장 진출이 가능했다.



식품업체들의 이유 있는 외도가 활발하다. 얼핏 관련 없는 분야로 진출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각 기업이 갖춘 고유의 기술력과 유통망을 무기로 한 것이다. 기존 기술을 밑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적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매출과 수익을 늘릴 수 있다.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해 공장 가동률도 높이는 등 일석삼조다.



샘표식품은 고무장갑용 콜라겐과 천연 조미료 대체재 개발 등 발효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으로 올해 1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허병석 기술연구소장은 “2008년부터 신소재 전담팀을 꾸려놓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최근 천연 비타민 사업에 진출했다. 그간 기능성 요구르트를 만들면서 익힌 천연 원료 추출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자사가 갖춘 미생물 조작 기술을 무기로 일찌감치 ‘세계 3위권의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매일유업은 분유를 팔며 쌓은 노하우와 300만 명에 달하는 온라인 고객데이터베이스(DB)를 무기로 유아복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이 분야에서 18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아용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일본의 대표 커피 브랜드인 ‘도토루’와 손잡고 원두커피 음료를 선보였다. 라테 등 주요 제품 원재료의 60%가량이 우유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동서식품이 시리얼(동서 포스트)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것도 커피용 원두를 로스팅하며 쌓은 노하우가 토대가 됐다. 이 회사 안경호 홍보실장은 “볶는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웅진코웨이나 교원그룹처럼 방문사원 조직을 갖춘 곳이 대표적이다. 웅진코웨이는 1만2000명에 달하는 정수기 방문사원(코디) 조직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가을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에 진출한다. R&D와 제조 등은 모두 외주업체에 맡기고 유통에만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교원L&C도 이달 초 기능성식품을 출시하고 건강식품 방문판매에 나섰다. 이 회사는 우선 기존 방문판매 인력을 활용한 뒤 건강식품 전문 판매원을 별도로 육성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태규 애널리스트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식품업계에서 개별 기업이 자신만의 경쟁력을 무기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주가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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