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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철새’의 독직, 해외도피 시도 … 이번엔 잘 뽑자

비리가 드러난 충남 당진군수가 해외로 도피하려다 공항에서 제지됐다. 얼마나 다급했던지 위조여권까지 동원했다. 나름 촉망받던 자치단체장의 끝없는 추락에 안타까움보다 씁쓸함과 분노가 앞선다. 화려한 이력으로 분칠한 가면(假面) 아래 추한 본모습에서 풀뿌리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그는 경력으로만 보면 더할 나위 없는 군수감이다.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빨간 마후라’ 출신으로 미국 유학파 경제학 박사다. 공직에 투신해선 충남도 지역경제국장과 논산·천안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경제 이론과 실무, 풍부한 일선 행정경험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 유권자들도 선거에서 두 차례나 거푸 지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감사원 감사에서 100억원대의 관급공사 7건을 한 건설사에 몰아주고 3억원대의 별장을 뇌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어디서 어떻게 챙겼는지 20억원대의 비자금을 처제와 여직원을 통해 운용해 왔다고 한다. 그가 신고한 재산은 지난해 5억4645만원으로 전년도보다 불과 918만원 늘어났는데 말이다. 겉보기엔 완벽한 조건과 자질을 갖췄으나 알고 보니 독직(瀆職)과 가식(假飾)을 뒤집어 쓴 부패(腐敗) 관리의 전형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을 정당의 공천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당선했다. 이번에 적발된 비리 종합세트는 대부분 재선 이후 저질러진 것이다. 그런 그가 민주당을 탈당해 올 초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공천까지 따냈다.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 행각까지 보인 것이다. 한나라당이 뒤늦게 공천 무효를 선언했지만, 후보자 검증을 눈 감고 코끼리 더듬듯 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과연 이런 자치단체장이나 후보자가 당진뿐일까. 제4기 지방자치에서 기소된 단체장만 전국에서 94명이다. 이미 드러났듯이 한 번 토착(土着)한 독초(毒草)는 뽑아내기 힘들다. 뒤늦게 뽑아내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지방선거가 한 달여 남았다. 유권자는 후보 면면을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한다. 자칫 독초를 고르면 결국 피해는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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