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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이고, 이 아까운 나이에" 서울광장 합동 분향소 스케치

고(故) 서대호(22) 중사의 얼굴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김옥지(78ㆍ후암동) 할머니가 안타까운 듯 사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고, 이 아까운 나이에….” 할머니는 하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만이 아니었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천안함 순직장병 합동 분향소에선 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떨궜다. 스피커에선 슬픈 피아노 곡이 흘렀다. 광장 한켠에는 희생된 46명 장병들의 사진과 천안함 사고 관련 사진이 전시됐다.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서울 광장 분향소를 다녀간 시민은 모두 3400여명. 점심 시간이 끝난 오후 2시에도 시민 500여명이 긴 줄을 서 조문 차례를 기다렸다. 왼쪽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손에는 흰 국화를 든 채였다. 40여분을 기다려야 비로소 헌화를 할 수 있었지만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조문객 중엔 중ㆍ노년층이 많았다. 이들은 숨진 장병들을 자식이라 불렀다. 조문을 온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연두색 스카프를 쓴 채 눈물을 훔치던 유애자(80) 할머니는 “내 자식같은 아이들이 나라를 지키다 갔으니 오지 않을 수 있느냐”며 “여기 안 온 사람들은 여간 매몰찬 것이 아니여”라고 말했다. 검은 옷을 입고 조문 행렬에 선 김경분(51ㆍ경기 광명시 노온4동)씨도 “사진만 봐도 가슴이 저리고 아프다. 안 오면 평생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 찾아왔다”며 울먹였다.



젊은 세대도 조문 행렬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했다. 만삭의 몸으로 헌화 행렬에 선 김선경(32ㆍ공릉동)씨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감정이 다시 떠오르는 것 같다”며 “이렇게 희생되신 분들을 우리 사회가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생자에 대한 애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계기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깨쳐야 한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헌화 행렬에 섰던 신동욱(62ㆍ황학동)씨는 “애통한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이 일을 국방을 튼튼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원인이 밝혀진다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해군사관학교 4기 졸업생이라고만 밝힌 한 할아버지는 “천안함과 관련된 정부의 대처가 감정적으로만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일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성적으로 따져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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