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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런트] EBS 교재 요약강의 단속이 빚은 혼란

#. 재수 중인 홍경택(20)씨는 이달 초 서울 강남의 한 단과학원에 등록했다. 이 학원은 “EBS 수능 강의를 분석해 효율적으로 요약 정리해 주겠다”며 전단지와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했다. 홍씨는 “EBS 강의에서 수능 시험의 70%가 나온다는데 막상 EBS 교재와 강의를 하나하나 다 듣고 보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며 “요약 강의가 생겨 너무나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 강의는 오전 7시에 시작했지만 70여 명의 수강생이 등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돌연 중단됐다. 강사는 “EBS에서 요약 강의가 불법이니 중단하라는 경고문이 왔다”며 “강의료는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홍씨는 “언어영역 교재만 해도 10권이 넘는데 요약 강의도 못 하게 하면 어떻게 수능 준비를 하라는 말이냐”며 하소연했다.



사교육 방지 취지 알지만 … “그 많은 교재 어떻게 다 보나”

#. 학원 강사인 A씨는 3월 중순부터 자신의 인터넷 카페에 EBS 문제 풀이를 요약한 파일을 올려 학생들이 무료로 퍼 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중단됐다. EBS가 지난 13일 “온라인 카페를 통한 요약 강의 파일 제공이 상표법과 저작권법에 저촉되니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고3생인 이영민군은 “수능에 나올 만한 문제만 골라 주는 등 요약이 잘돼 큰 도움이 됐었다”며 “학교 수업과 학원 강의를 듣는 부담도 큰데 이런 식의 요약 강의마저 못 하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들도 “EBS는 (요약 강의를 하는) 강사를 공격할 게 아니라 도와줘야 한다”는 항의글을 EBS 홈페이지에 올렸다. EBS가 사설학원이나 인터넷의 EBS 수능 요약 강의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EBS 교재가 취지와 달리 사교육에 쓰이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EBS 교재 활용에 대해 “칠판에 쓰거나 구술 강의 형식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 복제·배포·전송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 같은 단속이 공부 부담만 가중시킨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원 수강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는 재수생들이 특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제대 뒤 수능을 준비 중인 장현준(23)씨는 “학교에서는 방과후 우수 강사를 데려와 EBS를 요약해 주고 있을 것”이라며 “학원에서만 이를 못 하게 하면 재수생들이 너무 불리하고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약 강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EBS는 6월부터 요약 강의 교재를 자체 제작해 제공키로 했다. 하지만 이형주(고3)군은 “지금도 사야 할 EBS 교재가 너무 많은데 요약 강의집까지 나오면 사야 할 책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한 학원 대표는 “정부에서 요약 강의를 하지 말라고 하면 우리는 안 하면 그만”이라며 “정작 학생들만 공부 부담이 늘어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내신과 수능, EBS 강의 부담으로 이뤄진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갇혀 있다”고 꼬집었다. 곽덕훈 EBS 사장은 “학원의 EBS 요약 강의에서 대해서는 계속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학교 수업을 보완한다는 의미에서 EBS 수능 연계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며 “EBS 강의가 학생들에게 새로운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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