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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 골든디스크’ 마지막 방송한 김기덕씨

마지막 방송에서 고른 첫 곡은 ‘인생은 꽃(Life is a Flower)’. 선율이 잦아들 즈음, 담담한 목소리가 흘렀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습니다. 저 또한 다시 피기 위한 진통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녹음실 밖에서 여럿이 훌쩍였다. 37년 MBC 라디오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온 에어(On Air)’ 표시 아래 전자시계가 무정하게 60분이 끝나감을 알렸다. “이별의 시간까지 사랑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더니, 마라톤의 긴 트랙을 완주하기까지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37년 들어온 당신 목소리, 없으면 허전할 거예요

“당당하게, 담담하게, 단단하게 살자”라는 말로 MBC 라디오 ‘골든디스크’ 방송을 끝낸 DJ 김기덕씨. 본인은 ‘쿨’하게 고별했지만, 현장까지 찾아 온 애청자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변선구 기자]
DJ 김기덕(62)씨가 25일 ‘FM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를 떠났다. 37년간 드나든 서울 여의도 MBC 라디오본부 주조정실과도 작별했다. “보내기 싫다”고 눈물 글썽이는 팬들, 이들 덕분에 혼자 있던 녹음실이 외롭지 않았다.



◆KTX 타고 온 팬들 눈물=고별방송 현장엔 오전 일찍 청취자 30여 명이 모였다. 구미·울산 등에서 KTX로 올라온 이도 있었다. ‘2시의 데이트’부터 팬이었다는 홍원표(36·건축설계사)씨는 “처음엔 낭랑한 목소리에 반했는데, 제 아버지보다 5세 연하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며 “건강하신데 벌써 하차해서 아쉽다”고 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아쉬움이 넘쳤다. “‘2시의 데이트’ 때 웃음소리 한번 들려달라”는 요청에 김씨는 “이헤헤헤” 하는 특유의 웃음을 들려줬다. 방송이 끝나자 팬들은 감사패와 함께 떡과 케이크로 ‘영원한 오빠’의 퇴장을 축하했다.



“인생에 은퇴가 있겠어요.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도전을 해볼 겁니다. 방송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애청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겠지요.”



◆라디오 스타의 퇴장=김씨는 1970~80년대 팝 대중화를 이끌었던 박원웅·이종환·황인용·김광한씨 등 이른바 ‘라디오 스타’ 중 한 명이다. 기획자·PD·작가를 겸한 흔치 않은 DJ이기도 하다. 덕분에 방송 변화에도 자기만의 색깔로 대처해갔다. 80년대 초 개그맨 박세민씨와 함께 한 ‘팝 개그 드라마’와 방송에 PC채팅을 처음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골든디스크’에선 매주 목요일 ‘음악에세이’로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봉덕 역을 하는 김씨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청취자 중에는 “김기덕이 아니라 김봉덕을 보낼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의 매력은 이웃 같은 친숙함이다. 김건우(39·자영업)씨는 “팝칼럼니스트가 어려운 말을 써가면서 하는 것과 달리 처음 듣는 사람도 음악에 끌어들인다”고 했다. 김씨도 “대중의 입장에서 음악을 고르고, 시대와 함께 호흡해 온 편”이라고 했다. 음악적 전문성보다 “각별한 중독성을 지닌 탁월한 방송진행자”(음악평론가 임진모)라는 평가가 앞서는 이유다.



◆탁상 라디오에서 MP3로=37년간 스튜디오 바깥은 끊임 없이 변했다. 신수양(45·주부)씨는 “탁상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춰가며 듣기 시작했다가 아버지 전축과 휴대용카세트 ‘마이마이’ 를 거쳐 요즘은 인터넷 ‘미니’나 개인 MP3로 듣는다”고 했다. 듣는 음악도 변했다. 70년대만 해도 팝과 가요의 비율이 8대2 정도였지만, 요즘은 가요가 8 이상이다. 팝을 자양분으로 삼아 세련된 가요가 만들어지면서 음악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골든디스크’의 개편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26일부터 가수 이상은씨를 DJ석에 앉히는 신권철 PD는 “팝뿐만 아니라 뮤지컬·영화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르겠다”며 “좀 더 젊은 감각에서 스테디셀러를 소개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글=강혜란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김기덕=1972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이듬해부터 전문 DJ로 활동했다. ‘2시의 데이트’를 23년 간 7500회 이상 진행해 94년 ‘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진행’ 부문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았다. 음악칼럼집 『POP PM 2:00』 『팝 음악의 세계』, 수필집 『끼에 살고 큐에 살고』등을 냈다. 네티즌 투표를 기반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2003),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 아티스트 100』(2007)을 펴냈다. 현재 위성 DMB ㈜와미디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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