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박태욱 대기자의 경제 패트롤] 미분양도 ‘시장 논리’ 따라야

정부가 지난주 5조원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 해소 대책을 내놓았다. 내용이 복잡하지만 결국은 팔리지 않는 물건을 정부·공기업이 대신 사주거나 보증 지원해 재고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내용이다.

주택에 대해선 다른 상품과 달리 보려는 시각이 뿌리깊지만 크게 봐선 그 또한 하나의 상품일 뿐이다. 왜 그토록 많은 미분양 아파트가 쌓였는가. 건설사들이 수요는 충분하니 값을 세게 매기더라도 팔릴 거라고 오판한 때문이다.

미분양 중 중대형이 60% 가까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건이 안 팔리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할인’을 맨 먼저 생각한다. 아파트 중개소 창문에 ‘급매물’이 나붙고, 이번 대책이 나오기 전 일부 건설사가 아파트 단지나 동 단위로 팔아치우는 이른바 ‘통매각’에 나선 것도 예다. ‘급매물’로 내놔도 안 팔린다면 그건 아직 값이 수요자의 기대수익을 충족할 만큼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요가 제로가 아닌 바에 접점은 분명 있기 때문이다. 원가(또는 매입가)에도 미치지 않는데 어떻게 파느냐는 말은 부적절하다. 재고 부담을 안고 갈 힘이 있으면 안고 가는 것이고, 없으면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책을 놓고 건설업계에서 ‘통매각’도 할인율이 30%를 안 넘는데 50% 이하로 누가 팔겠느냐 하는 건 곤란하다. 그렇다면 정부에 손 안 벌리고 통매각하면 그뿐이다. 수매제도가 있는 농수산물을 제외하고 민간 기업의 물건을, 그것도 수요예측·가격책정 실패로 못 판 물건을 나라에서 세금으로 뒷감당해 주는가 말이다.

다만 보금자리주택이나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선 업계도 할 말이 있어 보인다. 주택이란 상품이 중앙·지방정부와 시장에서 경합하는-그것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우월한-특수성이 있다는 점에서 보금자리주택의 규모나 공급 시기에 대해선 미분양 적체 해소 상황을 감안한 탄력적 운용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

또 하나 분양가상한제는 업계 요구를 떠나 당연히 없애야 한다. 물건 값을 얼마로 하든 그건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문제고 정부가 끼어들 이유가 없다.

1970년대식 국민주택을 이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면 가격을 부추기네, 위화감을 조성하네 하며 획일을 강요할 게 아니라 오히려 다양성을 부추기는 게 이 나라 건설과 관련 산업을 위해서도 훨씬 낫기 때문이다.

박태욱 대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