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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IMF가 돌아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왼쪽)이 자리에 앉기 전 농담을 건네자 참석자들이 웃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총재, 유세프 부트로스 갈리 이집트 재무장관 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IMFC는 IMF의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장관급 자문기구다. [워싱턴 AP=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돌아왔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요청을 디딤돌로 해서다. 위기 때 쓸 실탄도 확충했다.



그리스에 구제금융 지원

그러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복귀전에서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서다. 자칫하면 그리스가 IMF의 ‘베트남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5만여 명의 전사자를 내고도 결국 패배한 전쟁 말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그리스를 빨리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적대는 독일을 압박하고, 신속 지원을 주장한 IMF 편을 든 것이다. 구제금융 요청에도 23일 그리스 국채 금리가 오르는 등 반응이 시큰둥한 것도 신속 지원 쪽에 힘을 실었다.



이뿐 아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IMF는 은행세 도입 방안을 내놓고 논의를 주도했다. 긴급 지원을 위한 기금 재원도 2000억 달러에서 7500억 달러로 늘어난다.



그동안 IMF는 절치부심해 왔다. 아시아·남미 외환위기 때 구세주 역할을 했던 IMF는 2000년대 들어선 활동이 뜸했다.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은 G20 주도의 국제공조가 이끌었다. 헝가리·라트비아 등에 대한 IMF의 지원은 곁다리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10년 간 IMF의 활동은 해설자로 경기를 관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 사이 IMF에 대한 반감은 쌓였다. IMF는 1992~2001년 아르헨티나에 27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2001년 국가 부도가 났다.



한국 외환위기 때 내린 고금리 처방은 아직도 논란이다. IMF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나라의 국민들 사이에서 ‘반(反) IMF’ 감정도 커졌다. 이를 의식한 듯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24일 “그리스 국민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단골손님이었던 신흥시장도 그 사이 몰라보게 변했다. 그리스는 1970년대 영국과 이탈리아 이후 처음으로 IMF 지원을 받는 선진국이다. 신흥시장은 선진국 못지않은 외환보유액을 쌓았다.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200억 달러의 차관을 주는 등 신흥시장끼리 돕는 경우도 늘었다.



게오르그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카스텔로리존 섬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IMF와 유로존은 최대 450억 유로(66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할 방침이다. [카스텔로리존 AP=연합뉴스]
위기감을 느낀 IMF는 변하고 있다. G20은 11월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유럽(49%)에 쏠려 있는 IMF 의결권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지 않도록 멕시코 등 3개국에는 위기 예방 자금도 지원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IMF가 벌여야 할 싸움은 만만치 않다. 유로존의 일원인 그리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을 따라야 한다. IMF 입장에선 통화정책을 위기 극복의 처방전으로 쓸 수가 없다는 얘기다.



또 주로 고정·관리 환율제를 쓰는 신흥국에 구제금융을 해 온 IMF가 이번에 유로화를 다뤄야 한다. 유로존과 주도권 다툼이 생기면 문제는 아주 복잡해진다.



이 문제를 순조롭게 푼다 해도 그리스의 병이 너무 깊은 점은 부담이다.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3%가 넘는다. 재정적자의 규모도 규모지만, 그리스가 이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나 수단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그리스 내에선 이미 재정 긴축에 대해 강력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IMF의 수석이코노미스트였던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IMF가 그리스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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