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황세희 기자의 의료현장 (25) 서울대병원 외과(대장암수술)

대장암은 서구식 식습관으로 국내에서 급증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2008년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3~2005년, 국내에서 매년 발생한 암환자(연평균 13만2941명) 중 대장암은 12%(연평균 1만5972명)를 차지해 3위며, 남자가 여자보다 1.74배 많았다. 연령은 60대가 32%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70대 22.7%, 50대 21.2% 순이었다. 2008년 국가암검진 프로그램 검사를 받은 98만4957명 중 505명이 대장암 진단을 받아 한국인 발병률은 0.05% 정도다.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기 90% 이상→2기 70%→3기 50%→4기 30%로 감소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은 급속히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학계에선 건강한 사람도 50세 이후엔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암 발병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은 전문가 상담 후 검사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부모·형제 중 55세 이전에 대장암에 걸린 환자가 있을 땐 40세부터 정기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 황세희 기자의 의료현장 25 서울대병원 외과(대장암수술)

대장암 4기 환자, 30분 수술로 암 떼내고 배변기능 살렸다

63세지만 현장도 챙기면서 활발한 직장생활을 하던 이순철(가명·남)씨. 두 달 전부터 대변이 길고 가늘어져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중 달포 전엔 휴지에 피가 묻어 나왔다. 변기를 들여다 보니 대변 곳곳에 피가 묻어 있다. 며칠 후 짬을 내 동네 병원을 방문한 이씨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일주일 뒤 대장암이 의심되니 큰 병원에서 치료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4월 15일, 서울대병원 외과 박규주(사진) 교수는 이씨를 진찰하더니 “암덩어리가 상당히 커져 대변이 지나가기 힘든 상태”며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한 뒤 조속한 시일 내에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다.

입원 후 이틀간 금식, 수술장으로 향하다.

서울대병원 외과 박규주 교수(왼쪽)가 암 덩어리를 제거하기 위해 주변 조직을 박리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수술 전 촬영한 CT 검사에서 항문 12㎝ 위쪽에 직경 5㎝ 크기의 암 덩어리가 확인됐다. 이씨는 대장암 지표로 활용되는 혈중 CEA 수치도 6.6ng/㎖(정상 0~5ng/㎖)로 높았고, 헤모글로빈은 10.3g/㎗(정상 13~17g/㎗)로 떨어져 있었다. 암 덩어리가 대장을 찢어놓아 대변으로 출혈이 몇 달 이상 진행됐고, 그 결과 빈혈이 초래된 것이다. 폐 CT에서도 암이 의심되는 혹이 발견됐다. 박교수는 기자에게 “이씨는 대장암 4기로, 방치하면 얼마안가 대변을 못 볼 상태라 일단 암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대장암 수술을 위해 입원한 이씨는 수술 전까지 금식하면서 영양은 정맥주사로만 공급받았다.

21일 오전 10시, 이씨가 수술장으로 들어와 수술대에 눕자 마취과·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이씨에게 다가와 “성함은요? 집도 의사는 누구죠? 어디를 수술 받을 건가요?”라고 묻는다. 전명숙 마취과 전문의는 “드물지만 환자가 엉뚱한 수술을 받는 사고가 있어 매번 마취 전 환자의 이름과 수술명을 의료진이 반복해서 확인한다”고 들려준다.

환자 확인이 끝나자 맥박·혈압·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기 위한 기기가 이씨 몸에 부착됐다. 정맥 마취에 이어 흡입 마취가 시작됐다. 환자가 잠든 사이 외과 전공의는 이씨를 수술 받기 좋은 자세(두 다리를 벌린 채 다리를 받침대 위에 올려줌)로 만든 뒤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몸 위에 방포를 덮는다.

성기능 담당 교감신경 손상에 주의

3차원 대장 CT 촬영상 암덩어리가 대장을 눌러 가늘어진 모습(화살표)이 관찰된다. 이곳을 통과하느라 대변이 길고 가늘게 나왔던 것이다. [신인섭 기자]
10시30분, 박 교수가 환자 왼쪽에 서서 환자 배꼽 밑에서 아래쪽으로 12㎝ 정도 절개를 했다. 피부→지방층→근육이 연이어 보이고 복막까지 절개하자 대장이 드러난다. 박 교수는 손으로 암 덩어리를 확인한 뒤 암을 주변 세포로부터 박리했다.

“대동맥 뛰는 거 보이지? 그 위에 있는 이 끈같이 내려가는 조직이 성을 담당하는 교감 신경이야. 수술하다 여기가 손상되면 환자는 발기부전 상태가 돼.” 박 교수는 수술 과정을 주변 의료진에게 끊임없이 설명한다.

“칼, 보비, 리처드슨, 타이….” 수술에 필요한 장비가 박 교수 지시에 따라 쉴 새 없이 건네지면서 겉보기에도 쭈글쭈글해 보이는 암 덩어리가 주변 장기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다. 박리가 끝나자 박 교수는 암 덩어리 밑으로 5㎝쯤 되는 부위에서 직장을 절제한다.

“이 환자는 항문에서 12㎝ 떨어진 부위에 암이 생겼잖아? 그러니 이렇게 암세포에서 먼 곳까지 넉넉하게 제거할 수 있는 거야. 그래도 항문 괄약근은 보호돼 대변 보는 데는 지장이 없거든.”(박 교수)

암이 생긴 위쪽 부위의 장은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동맥(장간막 동맥)과 정맥·림프절·장간막 등과 연결돼 있다.

“여기 장간막에 붙어 있는 림프절 커진 거 보이지? 암세포가 퍼져 있어서 그런 거야.” 설명을 하면서 동시에 박 교수는 장간막 동맥과 정맥을 묶고 장간막이 달린 대장도 절제한다. 드디어 암 덩어리가 포함된 장과 장간막·림프절·혈관 등이 동시에 떨어져 나왔다. 시계는 11시를 가리킨다.

암을 제거한 박 교수는 재빨리 이씨의 항문 쪽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항문에 자동봉합기를 삽입하고 절제된 장의 아래·위를 붙여준다. 주요 암 수술은 끝난 셈이다. 절개된 복막·근육·지방층·피부를 연속해서 꿰매준 뒤 거즈로 덮어주는 일은 남은 의료진의 몫이다.

글=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사진=신인섭 기자



대장암은 …
초기엔 증상 없어 … 가족력 있다면 40세부터 정기검진을


환자도 대장 전체가 병든 경우엔 발병 8년째부터 1~2년마다, 유전성 암인 가족성 용종증은 12세부터 1~2년마다 S결장경 검사를 받도록 한다. 비용종성은 가족 내 가장 젊은 대장암 환자의 발병 연령보다 10세 전일 때부터 2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대장암 역시 초기엔 증상이 없다. 만일 혈변·점액변·가늘어진 변·체중 감소·배변 습관 변화 등 증상이 있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

치료는 1기 땐 수술만 하지만 2기부턴 수술 후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선 평상시 기름진 고칼로리 음식, 돼지고기·쇠고기·양고기, 불에 탄 음식을 자제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칼슘 함유 식품을 즐겨 먹어야 한다. 또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도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