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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이 눈물로 다짐한 “단호한 대응”

국가에 중대한 상황이 생겼을 때 최고지도자가 국민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과 결의를 밝히는 건 사태 수습에 대단히 긴요하다.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가가 치유·복원·해결의 에너지를 모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9·11테러가 터졌을 때 부시 미국 대통령은 당분간 거의 매일 담화·기자회견·연설로 국민과 소통했다. 1976년 8월 북한이 판문점에서 도끼 만행을 저질렀을 때 박정희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육군 제3사관학교 훈시를 통해 “미친 개한테는 몽둥이가 필요하다”며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천안함 침몰 후 처음으로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섰다. 24일 만이다. 9·11이나 도끼만행과는 달리 천안함 침몰은 사태의 성격이나 피격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함미(艦尾)가 인양돼 ‘외부 공격’이 거의 드러난 15일에는 국민에게 말을 했어야 했다.



대통령은 사망·실종 46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다가 눈물을 흘렸다. 부시 대통령도 테러 이틀 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눈물은 사안이 얼마나 충격적이며 비극적인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대통령과 국민의 눈에 눈물이 고이게 한 공격자의 눈에는 피눈물이 흘러야 마땅하다.



슬픔의 공유만큼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냉철하고 단호한 대처다. 이 대통령은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내… 한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약속은 대선 때나 집권 후에 국민에게 한 어떤 공약보다 중요한 것이다. 지구 최후의 공산독재국가와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 안보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부시 대통령은 9·11 당시 테러리스트들을 끝까지 추적해 법정에 세울 것이며, 은신처를 제공하는 국가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는 약속을 지켰고 그 약속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어받아 이행하고 있다.



대국민 연설에 이어 대통령은 각계 지도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은 여야 지도자와 만나고 조만간 전직 대통령, 군 원로, 종교단체 지도자 등을 만난다고 한다.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위중(危重)한 상황에서 대통령은 ‘단호하고 지혜로운 대처 방안’을 찾아가는 국가적 작업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륜 있는 이들의 조언은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을 만나는 이들은 좁은 정략(政略)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국익을 위해 현명한 조언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와 군에 책임을 따지는 만큼 ‘공격자’에 대한 국가의 규탄과 대처에도 동참해야 한다. 9·11 때 부시의 정적(政敵)들은 “이 순간 나의 최고사령관은 부시”라며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안보가 있고 나서 여야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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