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입 냄새 난다고 식구들까지 코를 쥔다면, 혹시 신장질환?

몸에서 풍기는 냄새 때문에 이혼할 수 있을까. 적어도 유대인은 그렇다. 그들의 교육서인 탈무드에 따르면 입냄새(구취)가 심한 여성과 파혼하고 기혼자는 이혼도 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입·겨드랑이·발 등 인체 구석구석에서 독특한 냄새가 난다. 참기 힘들 정도의 불쾌감을 주기도 하는 냄새의 정체는 단지 청결하지 않기 때문일까. 때론 건강의 문제가 냄새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냄새의 종류와 원인, 해결 방법을 알아보자.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침 분비량 적어지면 입냄새 증가

입냄새는 누구나 발생하고 그 원인의 90%가 입 속에 있다. 입냄새는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생리적 냄새’, 입속 건강 상태와 전신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병적인 냄새’로 구분한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고홍섭 교수는 “생리적 입냄새는 입속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 등을 분해하며 가스 형태의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면 후 입속 자정작용과 황화합물을 중화시키는 침의 분비량이 줄어 발생한 입냄새, 음식 섭취 후 발생한 입냄새 등이 생리적 냄새에 해당한다.

생리 기간 중인 여성은 휘발성 황화합물이 2~4배 증가해 없던 입냄새가 나기도 한다.

생리적 입냄새 중 가장 큰 원인은 혀의 뒤쪽에 세균이 들러붙어 희거나 검게 끼는 설태. 혀 세정기를 사용해 혀 뒤쪽부터 앞쪽으로 3~5회 쓸어내리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입속을 아무리 청소해도 없어지지 않는 입냄새가 있다. 잇몸질환·충치·사랑니·틀니 등 치아보철물이 원인인 경우다. 이때는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침 분비량이 적어도 입냄새가 증가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침샘 기능에 이상이 있다면 타액분비 촉진제를 복용하거나 인공타액의 사용이 필요하다.

입냄새는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르는 사례가 많다. 입냄새 유무를 알아보려면 입냄새가 가장 심한 잠이 깬 직 후 깨끗한 종이컵에 숨을 내쉬어 컵 안의 냄새를 맡아본다. 손등을 핥고서 10초 동안 마르기를 기다린 후 냄새를 맡는 방법도 있다.

축농증·편도선염 있어도 구취 생겨

입냄새가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 입냄새의 10%는 우리 몸 어딘가가 고장 나서 나타나는 현상. 따라서 질환의 종류도 예측할 수 있다.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내쉬었을 때 특정 냄새가 나면 간경변증·당뇨병·신장(콩팥)질환·위장병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대사산물로 아세톤이 생성되고, 이것이 몸에 누적된다. 이를 케토산증이라고 하는데, 상한 과일 냄새가 난다.

연세대 치대 구강내과 안형준 교수는 “입에서 달걀이 썩은 듯한 구린내가 나면 간이 손상된 간경변증을 의심한다”며 “간에서 몸속의 노폐물을 해독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신장질환이 있으면 부패한 생선냄새가 난다. 신장은 질소화합물인 요소(소변에 들어있는 질소화합물)를 배설한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요소가 배설되지 못해 혈중에 녹아 들고 침 속에도 많아진다. 결국 침 속의 요소는 입에서 암모니아로 분해돼 냄새를 유발한다.

위액이나 담즙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도 입냄새의 원인이다.

축농증·편도선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도 입냄새를 일으키는, 코와 목의 염증에서 발생한 냄새가 입으로 나오는 것. 기관지염·결핵 등 호흡기질환도 염증의 산물로 입냄새를 유발한다.

유전적으로 온몸에서 생선 냄새가 나는 ‘생선 냄새 증후군’도 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비린내를 느낄 정도다. 콜린이라는 성분을 대사할 수 없어 트리메틸아민이 전신에 축적되는 불치병이다. 미각과 후각 기능도 떨어진다. 브로콜리·콩류·달걀·간 등 콜린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액취증 심하면 레이저·내시경 치료받아야

피부에서 나는 냄새(체취)는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과 관련이 있다. 인체의 땀샘에는 에크린과 아포크린 두 종류가 있다. 이 중 몸냄새와 연관이 깊은 것은 아포크린. 땀은 무색무취지만 세균과 만나 분해되면서 냄새를 만든다.

아포크린 땀샘은 체모가 많은 겨드랑이·회음부·유두와 배꼽 주위에 많이 분포한다.

에크린 땀샘은 전신에 200만~300만 개가 분포돼 있으며 한 시간에 2000~3000cc의 땀을 만들어 체온을 조절한다.

암내·겨드랑이 냄새로 알려진 ‘액취증’이 아포크린 땀샘과 관련 있다. 양파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특히 여름에 심한데, 고온다습한 기후로 땀 분비가 증가하고 겨드랑이에서 세균의 증식도 늘기 때문이다.

액취증은 개인이나 인종 간 발생빈도에 차이가 있는데, 흑인>백인>동양인 순이다.

발냄새는 체온을 조절하는 에크린 땀샘과 연관 있다. 땀이 많이 분비되면 발의 피부가 말랑말랑해지면서 세균 증식이 늘어난다. 세균이 땀을 분해하며 발생한 암모니아 냄새가 발냄새인 것.

액취증과 발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냄새 부위를 자주 씻어주는 게 우선이다. 발에는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양말을 신고 건조하게 해준다. 액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레이저·내시경·초음파 지방흡입기 등으로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한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광훈 교수는 “겨드랑이와 발냄새의 원인을 제공하는 세균을 줄이는데 항생제 성분이 있는 비누와 연고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