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채소 꺼리는 아이, 채소와 친구 되기

[중앙포토]
어린 자녀의 편식 문제로 고민 중인 부모라면 ‘푸드 네오포비아(food neophobia)’와 ‘푸드 브리지(food bridge)’라는 용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푸드 네오포비아는 번역하면 ‘새 식품 혐오증’. 익숙하지 않은 식품을 무조건 회피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마이클 폴란이 『잡식동물의 딜레마』란 책에 언급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대개 생후 7개월 무렵 시작되고, 만 27세에 가장 심해지며, 그 후론 차츰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드 네오포비아는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picky eater)와는 다르다.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는 엄마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요리해 주는 등 비위를 잘 맞춰 주면 먹는 데 반해 푸드 네오포비아 아이들은 달래서 먹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푸드 네오포비아를 갖게 된 것은 건강에 해롭거나 치명적인 음식을 섭취하지 않기 위한 잡식동물의 ‘자구책’이라고 풀이한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겐 네오포비아가 불필요하다. 특히 채소·과일 등 웰빙식품에 대해 네오포비아를 보이는 것은 어린이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네오포비아는 대물림하기 쉽다. 핀란드의 가족 28가구와 영국의 쌍둥이 468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각각 66~69%와 37~66%에서 유전성이 관찰됐다.

자녀가 네오포비아 성향을 보이면 새로운 음식을 제공할 때 아이들이 익숙하거나 좋아하는 향미를 적극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특정 음식에 대해 얼굴을 찌푸리거나 불평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형제·또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푸드 브리지는 아이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다리(bridge)’를 놓아 주는 것이다. 고열량·고지방인 패스트푸드를 선호하고 채소를 기피하는 아이들의 식성을 단번에 바꾸기는 힘들다는 전제하에 단계적으로 식습관을 개선시키기 위한 교량이다.

푸드 브리지는 대개 ①채소와 친해지기→②채소의 간접 노출→③채소의 소극적 노출→④채소의 적극적 노출 순서로 이뤄진다.

편식이 심한 아이에게 채소를 먹이려면 최소 15번 이상 노출시켜야 한다. 인내를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보여 주거나 냄새를 맡게 하기보다 맛보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대개 채소의 쓴맛과 물컹거리는 식감을 싫어한다. 채소튀김 등을 만들어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사이즈를 작게 하고 간을 싱겁게 해 줘 보자.

채소를 감추는 것도 효과적인 푸드 브리지 수단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햄버거 등에 채소를 살짝 끼워 넣으면 의식하지 않고 잘 먹는다. 양파를 옥수수 수프에 넣거나 당근으로 주스를 만들거나 시금치를 볶음밥·햄버거 등에 넣는 것이 좋은 예다.

아이들과 함께 채소를 가지고 흥미로운 놀이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에게 ‘나는 당근이에요’라는 역할을 맡겨 보라. 아이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채소에 대한 역할극을 스스로 구성해 가면서 해당 채소와 친해진다.

주말농장 등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보게 하고 마트에서 함께 채소를 쇼핑하며 조리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도 아이들의 채소 기피증을 완화시킨다.

주의할 점도 있다. 첫째, 당근 등은 어린아이의 목에 걸려 질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해당 채소를 평생 기피할 수 있어서다. 셋째, ‘이 채소를 안 먹으면 장님 돼’ 등 아이들에게 겁을 주는 ‘거짓말’도 백해무익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도움말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 용인대 식품영양학과 김혜영 교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조미숙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