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두통으로 병원갈 땐 …

의사는 환자가 말하는 내용을 주소 삼아 두통의 원인을 찾아간다. 두통이 있을 땐 언제 어떻게 아픈지 일지를 써보자. [중앙포토]
서울 노원구에 사는 정춘자(63·여)씨는 하루 6~8알의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심한 두통 때문이다. 2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가끔 발생하던 두통이 30대 후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빈도와 강도가 증가했다. 습관처럼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먹기 시작한 게 한 알, 두 알 늘었다. 복용 약이 건강을 해칠 것 같아 몇 번이나 중단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약 없이는 눈알이 빠질 것처럼 아프고 구역과 구토까지 나타나 결국 끊을 수 없었다.병원에서 MRI 검사도 여러 차례 받았으나 그때마다 ‘정상’이라고 했다. 정씨는 두통에서 벗어나 맑고 개운한 아침을 맞을 수 없는 걸까.

이주연 기자

진통제만 먹다 보면 내성 생겨

두통은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 그러다 보니 두통을 질병이 아닌 일상으로 여겨 오랜 기간 방치한다. 대부분 일단 참는다. 통증이 심해지면 흔히 약국을 찾아 진통제를 사 먹는다.

대한두통학회가 지난해 성인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10명 중 4명이 두통이 있을 때 자가 진단을 하고 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으로 병·의원을 찾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지나지 않았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이광수 교수는 “두통이 있다고 진통제를 먹다 보면 약에 내성이 생겨 만성 두통이 되기 쉽다”며 “특히 편두통이 만성화되면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정서장애를 동반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머리 옆쪽이 아프다” “포도주 마시면 아프다”

두통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증상에 따라 몸의 위급상황을 알리는 전조증상일 수 있다.

두통의 원인을 찾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가 어떻게 아픈지 의사에게 정확한 병력을 알리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김용재 교수는 “두통을 진단할 때 의사는 환자가 말해주는 정보에 크게 의지한다”며 “해부학이나 영상학이 발달해 의료기기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병력보다 중요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진술이 두통의 원인을 찾아내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는 것. 환자 스스로가 두통 양상을 잘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아픈 것을 표현할 때는 퀵서비스 아저씨에게 집주소를 설명하듯 자세히 말한다. ‘머리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언제부터’ 아팠는데 ‘특히 어떨 때’ 더 아프다 식이면 좋다. 예컨대 머리 앞쪽인지 뒤쪽인지 옆쪽인지, 지끈지끈 아픈지 망치로 때리듯 아픈지, 지난해와 같은 두통인지 수주 전부터 나빠진 두통인지, 와인을 마시면 아프다든가 오후에는 더 아프다든가 등으로 설명한다.

목 뒤쪽 뻣뻣하면 ‘긴장형 두통’

두통의 원인은 세부적으로 나누면 300개가 넘으나,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정씨처럼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것을 ‘1차성 두통’이라 부른다. 반면 뇌종양·뇌출혈·뇌막염 등 명백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머리 아픈 증상은 ‘2차성 두통’이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이 머리가 아프면 뇌에 종양이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하지만 실제로 MRI나 CT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위험한 두통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보통 두통을 경험한 1000명 중 100명 정도가 병원을 방문하고 이 중 1명만이 2차성 두통으로 진단된다.

나머지는 모두 1차성 두통이다.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형두통이 3명 중 1명꼴로 가장 흔하다. 이때는 목 뒤쪽이 뻣뻣하고 당기며 무겁게 느껴진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오후가 될수록 심하다. 긴장형두통 환자는 머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편두통 환자는 한번 두통이 시작되면 길게는 3일간 머리가 욱신욱신 아프며 구토가 있기도 하다.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게 특징. 뇌가 과도하게 흥분해 예민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소리나 빛에도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항우울제나 혈압약·간질약으로 예방

긴장형두통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주안점을 둔다. 목 뒤의 뭉친 근육에 주사를 맞아 풀거나 밝은 장소에 가서 신나게 뛰어놀거나 푹 쉬면 괜찮다.

을지병원 두통클리닉 김병건 교수는 “편두통을 개선하려면 술이나 와인·초콜릿·치즈·생리기간 등 개인마다 다른 두통 유발요인을 찾고, 이에 따른 예방약으로 항우울제나 혈압약·간질약을 쓴다”고 말했다.

편두통이 심할 때는 편두통전문치료제를 복용하면 횟수와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평소 편두통이 심해 다량의 진통제를 투여해온 환자도 예방약으로 조절하면 머리가 맑아질 수 있다.

1차성 두통 중에는 한두 달간 매일 같은 시간만 되면 1~2시간씩 죽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가 멈추는 군발두통도 있다. 편두통과 마찬가지로 평소엔 예방약을 복용하다가 통증이 있을 땐 산소마스크를 쓰면 금방 좋아진다.

여성호르몬과 관계가 깊은 편두통은 여성에게 많으나 뇌의 시상하부 이상으로 생기는 군발두통은 남성에게 압도적으로 많다. 얼굴을 지나는 세 가닥의 큰 신경줄기가 잘못돼 전기가 통했을 때처럼 찌릿찌릿 아픈 삼차신경통도 있다.

망치로 맞은 듯한 통증, 응급실 가야

평소 기억해둬야 할 위험한 두통도 있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다가 갑자기 죽는 경우도 있기 때문. 뇌 혈관에 선천적으로 기형(뇌동맥류)이 있다가 갑자기 터지면서 뇌에 피가 고이는 지주막하출혈이 그것. 이때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두통이 나타나므로 급히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또한 두통이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지속되면서 구토가 나면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김병건 교수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뇌 속에서 압력이 높아져 뇌종양이 다 커진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팔다리나 얼굴 한쪽이 마비되거나 말을 못하면서 두통이 있는 경우는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뇌 혈관 이상에 의한 두통일 수 있으므로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증상에 따른 내 두통 찾기

맥박에 맞춰 지끈지끈 아프다 혈관성 두통 의심. 두개골 내외의 혈관 확장으로 인해 일어남.

목에서 어깨에 걸친 근육이 뻑뻑하고 무겁다 긴장형두통 의심. 높은 베개를 사용하거나 스트레스가 원인.

팔다리나 얼굴 한쪽에 마비 증상이 있다 뇌경색·뇌동맥류·지주막하출혈을 의심. 뇌 속 혈관 이상으로 인해 나타남.

구토를 동반한다 뇌염·뇌수막염·뇌종양을 의심. 뇌 속 압력이 높아져 일어남.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일어난다 삼차신경통을 의심. 신경통을 동반하는 두통.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