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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도발 후 발뺌의 역사 … 이번엔 ?

천안함 침몰 사태 3주 만에 북한이 입을 열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함미 조사를 토대로 ‘외부 폭발’이란 입장을 밝혀 북한 연관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지 하루 만인 17일 첫 반응을 보인 것이다. 중앙통신이 내놓은 군사 논평원 글은 A4용지 4쪽 분량이다. 한 당국자는 “첫 반응 치고는 다소 장황하고 이전 대남 입장 표명 때와 달리 짜임새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행간에는 북한 당국이 천안함 침몰 직후 남한 일각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 등 사태추이를 면밀히 지켜본 정황이 드러난다. 논평원은 “탄약고 등의 내부 폭발이나 수중으로 떠다니던 기뢰나 어뢰에 부닥친 외부 폭발, 자연 피로파괴나 암초 충돌이 원인일지 모른다고 하다 북 관련설을 날조·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남측 일각에서 ‘내부 폭발’ 의혹 제기 등으로 사태가 미궁에 빠지길 기대했던 북한이 어뢰 등 공격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가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고 말했다. 오랜 침묵이 자칫 ‘범행’을 시인하는 꼴이 되는 걸 우려했을 것이란 얘기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4일 “천안함 사태 규명 이전에 6자회담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 것도 북한을 움직이게 한 요인일 수 있다. 비공식 입장이라 할 ‘군사 논평원 글’ 형식을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동안 대형 도발 사건 때는 ‘정부 공식 입장’ 표명 수단인 중앙통신 성명 등을 내보냈다. 북한은 날조설을 주장하면서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거나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 자신들의 행위임을 고백해야 할 상황이 올 경우를 대비해 부담을 덜어보려는 계산이 깔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또 대외로 타전되는 중앙통신 외에 대내 라디오방송인 중앙방송 등을 통해 입장을 내보냄으로써 주민들에게도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알렸다.

북한은 논평원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칭하고 정부를 ‘역적패당’으로 비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중단한 대통령에 대한 거명 비난을 본격 재개한 것이다. 또 “6·2 지방선거에 보수진영을 집결시키려는 데 북 관련설을 여론화시키는 검은 속내가 있다”며 남한 내부의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북한 당국이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남북 대치 국면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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