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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천안함 날조’ 주장 … 물증 확보에 진력해야

천안함 침몰에 대해 침묵하던 북한이 그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고 발생 22일 만이다. 예상했던 대로 북한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북한 관련설은 한마디로 ‘날조’라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군사논평원은 “남조선 괴뢰정부 호전광들과 우익 보수정객들은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없게 되자 불상사를 우리와 연계시켜 보려고 어리석게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남북 간 갈등과 대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천안함 함미 인양을 계기로 북한 연루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함체 절단면과 함체 내·외부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침몰 사건을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현 시점에서는 함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도 사고 발생 초기와 달리 북한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면 의혹을 시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이 일종의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의 관련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외부 충격이 원인이라면 북한 소행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정도의 심증만 있을 뿐이다. 북한의 소행이라 하더라도 북한이 시인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1983년 아웅산 폭파 사건이나 87년 KAL 858기 폭파 사건 때도 관영 매체를 통해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발뺌한 전력이 있다.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관건은 물증이다. 과학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엄정한 조사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정적 증거의 확보만이 진실을 규명하고, 당당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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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