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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폭력 대신 쓰레기봉투 … 민노총 집회 달라지나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 민주노총 조합원 3200여 명(경찰 추산, 주최 측 40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공공운수노조준비위 2010년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4월 말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치러진 대규모 집회였다. “이명박 정부의 기만적인 선진화 정책으로 공공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등 날선 구호는 여전했다. 하지만 도로 점거 등 불법행위는 일절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10 총력투쟁 선포대회’와 닮은꼴이었다. <본지 3월 29일자 20면>

당시 집회에는 4000여 명(경찰 추산, 주최 측 6000여 명)의 민주노총 간부들이 모였다. 올 들어 첫 대규모 집회였지만 불법행위는 없었다.

공공운수노조 투쟁선포식에서는 지금까지 민주노총 집회에선 보기 힘든 장면도 있었다. 집회가 끝난 뒤 조합원들이 미리 준비한 100L짜리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들고 주변 청소를 시작했다(사진). ‘영등포구청’ 로고가 선명히 찍힌 쓰레기봉투였다. 집회 종료와 함께 진행자가 “지난해 12월 악의적 보도 때문에 민주노총이 마치 집회 참가 후 여의도 광장을 쓰레기장으로 만든 것처럼 매도됐다. 우리가 빌미 잡힐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 있던 한 경찰관은 놀라워했다. 그는 “청소도 이례적이지만 집행부가 조합원을 잘 다독여 폭력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항상 집회현장을 말끔히 정리해 왔다”며 “경찰이 참가자들을 자극해 충돌이 일어나 몇 번인가 뒷정리를 못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민주노총과 맺은 ‘준법·평화집회 MOU(양해각서)’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민주노총의 집회가 질적으로 변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차례 집회에서 현장에 교통경찰만 배치했다. 전경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전투경찰이 집회현장 주변을 에워싸는 ‘살풍경’도 연출하지 않았다. 두 번의 평화집회로 민주노총의 변화를 논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말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투쟁 방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천안함 추모행사가 열리는 여의도에서 질서정연한 집회를 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천안함 침몰 사건 등 최근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듯한 분위기다. 정호희 대변인은 “(집회에서)천안함 사건 등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최근 김 위원장은 울산을 방문해 “4월 말 파업의 동력을 5월, 6월로 이어가면서 (투쟁동력을)점차 높여 갈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은 “민주노총의 변화를 논하려면 적어도 상반기가 끝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인식·최모란·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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