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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사업 수완도 좋은 ‘단백질 박사’ 8개 회사 만들고 2개는 상장

스웨덴 왕립과학원(KTH)의 마티아스 울렌(56·생명공학과·사진) 교수는 최근 방한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단백질의 세계에 빠져보라. 금밭이 따로 없다”고 권했다. 그가 1984년 찾아낸 단백질 ‘프로틴A’는 기술이전에 따른 대가로 8000만 달러(약 900억원)를 본인과 소속 직장에 안겨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KTH)의 마티아스 울렌 교수는 인구 900만 명의 스웨덴이 자랑하는 학자다. 학문적 성취를 과감히 사업화하는 데 능한 실용지향적인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보유 중인 수백 건의 단백질 특허를 활용해 8개의 회사를 세우고, 이 중 2개사는 상장시켰다. 몸담고 있는 KTH는 우리나라로 치면 KAIST 같은 교육·연구기관이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단백질을 분석하려면 특정 단백질에만 반응하는 항체가 필요하다. 필요 항체의 절반 이상을 국내 바이오업체인 영인프런티어가 공급한다. 원활한 항체 조달을 위해 방한한 그를 만나봤다.

울렌 교수는 스웨덴에서 ‘인간 단백질 지도화 사업’을 주도한다. 이 사업은 2003년 인간지놈(Genome) 프로젝트가 완성된 이후 스웨덴 과학자 100여 명이 중심이 돼 시작한 대형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200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울렌 교수는 “인간 염색체 상에 나와 있는 유전자 정보는 전반적인 윤곽을 그려줄 뿐 실제 인간 체내에서 일어나는 생체반응을 설명할 수 없다”며 “각각의 조직이나 기관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지도가 이를 설명하는 진정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렌 교수는 요즘 매일 10건의 새 단백질을 분석한다. 인간지놈에서 나오는 2만2500여 개의 단백질 가운데 절반 정도의 지도가 11월 잠정 발표된다. 인간단백질 지도화 사업은 2014년 완성된다.

그는 “인간 단백질의 절반은 한 번도 연구된 적이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캐면 캘수록 노다지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체의 세포는 일부를 제외하면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다. 그러나 뇌냐, 근육 조직이냐에 따라 그 유전자의 활동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같은 단백질이라도 상이한 조직에서 다른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인체를 구성하고 생체반응을 보이는 역할은 유전자가 아니라 단백질이 하기 때문이다.

울렌 교수가 단백질의 매력에 푹 빠져든 건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분야라고 믿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주도권을 이미 미국이 쥐고 있지만 단백질은 매우 방대한 텃밭이라 뿌린 만큼 거두기 때문이죠. 우리는 연구에 필요한 2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확보해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었어요.”

그는 “돈 많이 번 학자”라는 평을 들을 때마다 “시렌디피티(Serendipity, 우연한 발견)”라는 답을 한다고 한다.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다.

“우연히 발견한 프로틴A가 미국 GE에 거액에 팔려간 뒤, 역시 우연히 발견한 80여 건의 단백질까지 행운을 안겨줬어요. 지금도 6주에 하나꼴로 특허가 나오는데, 이 중 뭐가 대박을 터뜨릴지는 알 수 없어요.”(웃음)

특허기간이 끝난 단백질 의약품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 울렌 교수는 “오리지널 치료용 항체 의약품보다 시간과 돈을 덜 들이면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크고 유망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업체들은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되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비켜갈 수 있는 ‘수퍼 바이오시밀러’를 주목하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심재우 기자

◆수퍼 바이오시밀러(Super biosimilar)=특허 기간이 끝난 뒤에 복제 양산되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원천 특허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고부가가치 단백질 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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