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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오바마 금융개혁 전쟁, 골드먼삭스 정조준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있는 골드먼삭스 부스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바로 옆 TV 화면엔 골드먼삭스 주가 급락을 알리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이날 사기혐의로 맨해튼 연방 법원에 제소됐다. [뉴욕 AFP=연합뉴스]
가장 강한 상대를 골라 정면승부를 한다. 싸움판을 키울 때 쓰는 수법이다. 금융규제 강화를 추진 중인 미국 정부는 세계 1위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를 고른 듯하다. 올해 초 월가 경영진의 고액 보너스를 문제 삼을 때도 미 정부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먼삭스 최고경영자(CEO)를 물고 늘어졌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6일(현지시간) 골드먼삭스를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투자 손실이 날 걸 뻔히 알고도 파생상품을 팔아 1500만 달러(약 167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는 것이다. 상품을 설계한 헤지펀드 폴슨 앤드 컴퍼니는 이 과정에서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를 벌었다.

SEC는 확실하게 말은 안 했지만, 둘이 짜고 쳤다는 인상을 받도록 발표했다. 월가의 검은 거래를 도마에 올린 것이자, 개혁의 대상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골드먼삭스가 수입을 챙기는 사이 해당 상품을 산 투자자들은 10억 달러 이상의 손해를 봤다.

시장은 요동쳤다. 골드먼삭스 주가는 하루 만에 13%나 하락했다. 6일 연속 상승했던 미국 증시는 1.13% 내렸다.

후폭풍은 이제 시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소유의 메릴린치가 네덜란드 라보은행으로부터 같은 혐의로 제소됐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의 올리 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 문제를 악화시키는 데 골드먼삭스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SEC는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의 조사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본게임은 금융 규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가 포함되지 않은 금융개혁 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법안 수정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이것(골드먼삭스 제소)이 우리가 올해 강력한 월가 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금융규제안을 다음 달 중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월가 대표’ 골드먼삭스도 호락호락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골드먼삭스는 “SEC가 법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조치를 했다”고 반발했다. SEC 조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성명도 냈다. 법정에서 보자는 거다. SEC의 제소는 90%가 합의로 종결되곤 한다.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히지 않은 채 묻어버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골드먼삭스의 사운이 걸린 문제다. 여기서 밀리면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소송,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소송, 경영진 형사 처벌이 이어진다. 금융 규제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도 골드먼삭스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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