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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다리 끌며 걷는다면 파킨슨병 의심

대표적인 노인질환의 하나인 파킨슨병은 관리만 잘하면 일상 생활을 잘 할 수 있다. [중앙포토]
올해 75세인 우경순(가명) 할머니는 지난해 여름부터 손 떨림이 시작됐다. 처음엔 나이가 들어 기력이 떨어져서 그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소화도 잘 안 되고 밤엔 잠꼬대가 심해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그저 노화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우 할머니의 떨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고 팔과 다리로까지 이어졌다. 파킨슨병의 시작이었다.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 종합병원에선 파킨슨병과 관련된 다양한 공개 강좌가 열린다.

파킨슨병은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질환의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노년기 인구의 1%에서 나타난다. 우리나라엔 7만 명 정도가 환자다. 최근엔 50세 이전에 발병한 젊은 환자가 늘고 있으며 20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도 있다. 파킨슨병은 치료만 잘 받으면 정상인처럼 회사도 다니고 운전도 하며 평균수명을 누릴 수 있는 질환이다.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권도영 교수는 “완치가 안 되고 생활에 불편은 있겠지만 파킨슨병으로 수명이 짧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치료약이 없던 시절에는 발병 7~10년 후 환자의 몸이 굳어 음식을 혼자 먹을 수 없고 침대생활을 하다가 쇠약해져 사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관리만 잘하면 20년 이상도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손 떨고 걷는 모습 이상하면 의심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중풍과 달리 파킨슨병은 오랜 기간 서서히 진행되며 증상도 여러 가지다. 대표적 특징은 떨림이다. 환자의 75%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손과 발을 떨며, 나중엔 입술과 볼도 떨게 된다. 파킨슨병은 떨림 외에도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며 자세가 앞으로 구부정해진다.

이런 변화는 환자 스스로가 가장 먼저 알아채나 대부분 어느 정도 기다려서 문제가 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므로 증상이 시작되면 파킨슨병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의사들은 환자에게 검지와 엄지손가락을 크고 빠르게 10회 이상 부딪혀 보라고 시킨다. 권 교수는 “몸이 느려지는 증상이 몸의 끝부분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파킨슨병 환자는 손가락 동작이 둔하거나 움직임의 크기가 작다”고 했다. 글씨를 이어서 썼을 때 글자가 점점 작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걷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는 걸을 때 다리를 끌면서 느린 속도로 움직이거나 팔의 움직임이 없다. 균형감각을 시험하기 위해 환자의 뒤에서 어깨를 잡아당기는 검사도 한다. 초기에는 뒤로 두 발짝 정도 물러서면서 균형을 잡지만, 병이 진행되면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넘어진다.

이러한 증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를 괴롭혀온 것으로 보인다. 1817년 영국 런던의 의사였던 제임스 파킨슨이 임상 사례를 처음으로 보고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 파킨슨병으로 불렀다. 하지만 당시엔 파킨슨병의 증상이 왜 나타나는지 알지 못했다. 수수께끼의 비밀이 뇌의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는 건 1960년대에야 밝혀졌다.

파킨슨병은 대뇌 속 깊숙이 위치한 기저핵 중에서도 흑질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주범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 흑질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뇌의 다른 부분으로 신호를 보내지 못해 동작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 따라서 파킨슨병 치료는 부족한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보충하는 데 있다.

문제는 신경세포는 한번 망가지면 재생이 안 된다는 것. 서울대병원 신경과 전범석(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회장) 교수는 “파킨슨병은 세포가 사멸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기능을 회복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도파민 세포가 죽는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농약이나 제초제 등 환경독성물질과 일부 유전적인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전 교수는 “최근 소수 환자에게서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유전자가 발견됐지만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유전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 발생
파킨슨병은 한번 발병하면 저절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약은 종류도 많고 용법도 까다롭다. 전 교수는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해 상황에 맞게 투약해야 한다”며 “증상을 정확히 개선하기 위해 정확한 시간에 투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약은 환자가 젊은지, 사회생활을 하는지,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등 상황에 따라 선택한다. 약마다 효과와 지속시간이 다른 게 이유다.

파킨슨병 약은 처음 발병 3~5년간은 효과가 뚜렷하고, 부작용이 적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병이 진행되므로 더 강한 약을 많이 먹어야 하는 특징이 있다.

권도영 교수는 “처음부터 센 약을 먹고 싶어하는 환자가 많은데, 그러면 몇 년 지나지 않아 그 이상 쓸 수 있는 강한 약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약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파킨슨병 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 뇌심부자극술이란 수술을 한다. 뇌의 시상하핵에 전기자극장치를 삽입해 동작을 하도록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고령·치매·정신질환이 있거나 기존 약물로 효과가 적었던 환자는 받을 수 없다. 수술을 하더라도 몸이 계속 떨리거나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마다 증상 달라 상황 맞게 투약을
파킨슨병이 심해지면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고 소화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식도로 가야 할 음식이 기도로 가면서 폐렴이 되기도 하며, 위장운동이 저하돼 변비도 생긴다. 기억력도 떨어져 생각하는 속도가 느려지며 밤에 꿈을 많이 꾸고 자꾸 깨는 수면장애도 나타난다.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니 우울증이나 불안증도 생기기 쉽다.

파킨슨병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약을 정확히 복용하면서 무리하지 않은 운동을 병행하는 것. 편평한 장소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힘들어도 움직이려 노력하면 좋다. 또 아침 공복엔 물을 마시고 장 운동을 돕는 요구르트와 채소를 먹는다. 낮에는 충분한 햇볕을 쬐고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소화제나 혈압약 등을 함부로 먹지 않는 것. 권 교수는 “일부 우울증이나 간질약, 부정맥약 중에서 도파민을 차단하거나 방해해 파킨슨병을 악화시키는 약물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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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