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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하는 일 현장서 해보면 고객만족 답 보여요”

이석구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는 “프로에게 99점은 없다. 프로가 되려면 100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인섭 기자
한국 시장 규모 6000억원, 매장 수는 2000여 개.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끄떡없이 매년 20% 이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곳. 원두커피 전문점 얘기다.

커피 전문점의 확산은 우리 일상의 모습을 확 바꿔놨다. 손에 종이컵을 든 채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나 커피 한 잔과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워 가며 노트북을 펼쳐놓고 업무를 보는 광경이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이런 커피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한복판에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는 323개의 매장 수나 매출에 있어 국내 1위 업체다. 2008년 불어닥친 경제위기의 여파로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문을 닫는 매장 수가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한국 스타벅스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매출이 300억원가량 불었고 점포 수도 30개 이상 늘었다. 이런 공격적 마케팅을 이끌어가는 이가 이석구(61)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이사다. 조선호텔 대표에서 2007년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긴 이 대표는 고객이 있는 곳엔 어디든 달려가는 ‘현장 경영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인터뷰가 이뤄진 지난 15일에도 그는 고객들과 함께했다. 스타벅스가 지구의 날(4월 22일)에 맞춰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가져오면 무료로 커피를 주는 행사를 벌인 현장에 그는 초록색 에이프런 차림으로 나가 고객을 맞았다.

-요즘도 직접 매장을 도시나요.
“일주일에 이틀, 그러니까 5일 중에 이틀은 항상 매장에 나갑니다. 처음엔 사전에 예고하고 나갔지만 요즘은 예고 없이 매장에 들르죠. 그 일정은 비서와 기사를 빼곤 아무도 몰라요. 지금까지 1100회가량 점포를 방문했어요.”

-그럼 직원들이 긴장하지 않나요.
“매장에 나가서 잘못하는 걸 지적하지 않아요. 현장에선 칭찬과 격려를 주로 하죠. 중요한 건 지적이 아니라 실상을 알고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게 하는 거 아니겠어요. 처음엔 파트너(스타벅스에선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른다)들이 긴장하더니 요즘은 아주 좋아해요. ”

이 대표는 연세대(경영학과)를 졸업,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물산 이사보, 삼성코닝 이사, 신세계 상무(백화점 부문)·부사장(이마트 부문)을 거쳐 2002년 조선호텔 대표이사를 지냈다. 특히 조선호텔 대표 시절 직접 도어맨을 자처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사장님이 호텔 현관에 서서 직접 손님 차량의 문을 열어주고 안내하는 도어맨 역할을 한 것이다.

“그때 그 일이 화제가 됐었죠. 신라호텔 이부진 상무는 ‘쇼크를 먹었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직접 현장에 나가보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있어요. 하나는 고객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고객들이 만족하는 것, 불편해하는 걸 금방 알 수 있지요. 둘째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뭔지, 불편한 점이 뭔지를 알게 돼 개선할 수 있게 돼요. 호텔 도어맨을 하면서 개선한 것 중 하나가 복장인데 지금 조선호텔 도어맨들이 입고 있는 아르마니풍 의상을 제가 바꾼 거예요. 또 조선호텔이 강남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연회장이 있어요. 보통 큰 연회가 열리면 수백 명씩 손님들이 참석하는데 그때 쓰인 수저가 정말 장난이 아니거든요. 그걸 깨끗하게 일일이 닦는 게 보통 일이 아니죠. 저와 직원 서너 명이 몇 시간에 걸쳐 수저 닦는 일을 하면서 애로사항이 뭔지 청취하곤 했어요.”

그가 전하는 사례는 다양했다. 계속되는 이 대표의 얘기는 삼성코닝 시절로 이어진다.
“TV 브라운관을 만들 때 마지막 공정이 유리 전면과 후면을 연마하는 공정이에요. 연마기는 20~30㎏ 나갈 정도로 무거운 기계인데 그걸 손으로 들어올려 작업을 하니 사고가 많았어요. 제가 직접 그 일을 해보니까 개선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더군요. 결국 연마기를 반자동화해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아도 되도록 공정을 개선했어요.”

-‘현장에 답이 있다’는 현장경영 철학은 어디서 배운 겁니까.
“리테일(소매업)사업을 하다 보니까 경영학이 학문이 아니라 현장에 모든 게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매장을 계속 나가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320개 매장 중 어디를 가도 고객들이 똑같은 제품의 질과 친절 서비스, 매장 인테리어와 밸류를 느껴야 하는데 그러려면 스탠더드(표준)화와 시스템을 통해 스피드하게 적용시켜 나가는 게 중요해요.”

-직원 교육에 열성을 쏟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객 만족, 고객 감동으로 가기 위해선 끊임없이 교육을 해야 해요. 제가 대표 취임 후 욕심을 내 한 일이 사내 커피 마스터 과정을 엄격하게 바꿔놓은 거예요. 그전엔 이론 시험만으로 마스터를 딸 수 있도록 돼 있었는데 제가 그걸 5단계로 어렵게 만들었어요. 과정은 이래요. 우선 1단계로 교육을 받고 이론시험(2단계)을 쳐요. 3단계는 커피와 관련된 서적을 읽고 테스트를 통과해야 해요. 4단계는 실습이에요. 커피의 맛과 향기로 어떤 커피인지, 원산지가 어딘지를 맞혀야 해요. 이걸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총괄 교육을 거쳐 커피 마스터가 되는 거지요. 3500명 파트너 중 지금까지 700명이 패스했어요. 저도 지난해에 마스터를 땄어요.”(스타벅스에선 마스터가 되면 초록 에이프런이 아닌 블랙 에이프런을 입을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책 읽는 CEO로도 유명합니다.
“어느 CEO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순 없고 다만 필요한 것들을 읽고 파트너들한테 전파해야 하는 책임도 있고 해서, 분기에 한번씩은 꼭 전 점장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어요. 최근엔 『서비스달인의 비밀노트』란 책을 선물했지요.”

이 대표는 취임 후 많은 혁신을 했다. 그중 하나는 원두의 직송기간과 물류단계를 단축시킨 것. 그 결과 미국 네바다주 카슨 밸리 로스팅센터에서 진공포장된 원두를 선적하면 3주 안에 부산에 도착되도록 했다. 운송중 로스팅 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 가장 먹기 좋은 상태의 원두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대표에게 커피 비즈니스의 매력이 뭐냐고 물었다. “커피 비즈니스라면 원두 무역을 해야겠죠. 저희는 커피를 매개로 한 사람, 피플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거예요. 커피를 매개로 고객들이 좀 더 나은 생활과 문화를 누리고 거기서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과 문화를 제공하는 데 보람과 즐거움이 있지요. 포커스가 사람에게 맞춰져 있는 거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커피는 뭔가요.
“와인처럼 커피도 처음엔 케냐같이 가벼운 걸 즐기지만 점점 좋아하게 되면 진한 걸 좋아하게 되죠. 인도네시아 커피는 흙냄새와 허브향이 강하고 보디감이 진하죠. 너트류의 진한 향기가 나고요. 커피를 좋아하게 되면 결국은 수마트라로 갑니다. 생두를 따서 3년 정도 숙성시켜서 껍질을 벗겨 로스팅한 거예요. 전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좋아해요. 과테말라에 37개의 화산이 있는데 여기를 중심으로 삼각 트라이앵글로 안티구아 산지가 있어요. 화산재에서 나오는 맛이 아주 독특하고 뒷맛이 깔끔하고 상쾌한 맛이 나면서 동시에 중후한 보디감이 나요. 아이스 커피로는 과테말라 카시 시엘로를 즐겨요. 톡 쏘면서 깊은 맛이 나서 아이스로 적당하죠.”

-커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있다면요.
“전통적으로 우리는 커피보다는 숭늉을 먹는 문화죠. 커피를 맛있게 먹는 전통이라든가 하는 게 없어요. 제 방식을 말씀 드릴 수 있지만 그건 한 가지 사례일 뿐이에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커피를 드시려면 스타벅스 매장의 바리스타에게 문의하세요. 라테에도 무지방·저지방·일반 우유를 선택할 수 있고, 우유 대신 두유도 가능하죠. 시럽도 안 달게 할 수 있고 설탕을 넣을 수도 있고요. 바리스타에게 그날의 기분이나 분위기 같은 걸 얘기하고 거기에 맞게 해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변용의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특별히 세운 올해의 목표가 있습니까.
“올해 중 친환경 매장의 표준 모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요. 미국 친환경건물위원회(그린빌딩카운슬)의 인증을 받은 매장인데 에너지·물·전기의 절감 여부, 친환경·재생 자재 사용, 탄소발생 감축 등을 점수를 매겨 (합격점에 들어야) 인증받을 수 있어요.”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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