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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르네상스 위해 핵안보는 필수” 정상들 한목소리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 후속 협의를 마치고 16일 귀국한 조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신인섭 기자
1983년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학생이던 미국의 미래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꿈꾸는 글을 썼다. 냉전이 한창이던 때 이상주의자의 꿈으로 비쳤다. 제44대 대통령 자리에 오른 오바마는 지난해 4월 체코 프라하 연설을 계기로 그의 꿈이자 인류의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12~13일 47개국 정상들이 모인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다. 우크라이나 등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전량 폐기하거나 미국에 넘기기로 약속했다. 한국이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핵안보 정상회의를 이어받는다. 북핵 문제로 시달려온 한반도에 핵안보 정상회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 셰르파(교섭대표)로 활동한 조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을 16일 만났다.

-이란·북한 등 핵과 관련한 문제 국가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번 회의는 북한·이란 같은 나라의 핵개발·핵확산 문제보다는 테러단체가 핵물질이나 핵시설을 탈취하는 것을 저지하는 핵테러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제사회의 총의를 모으기 쉬운,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위협적인 문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적발된 핵물질 도난 및 밀거래 건수는 1600여 건에 이른다.”

-12개항의 공동 선언문이 발표됐는데 의미는.
“핵테러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핵물질에 호적을 만들어주자고 한 것이다. 핵물질의 이동 경로를 다 알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4년 안에 구축하자고 합의했다.”

-구속력이 없지 않나.
“국내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또 핵보유국, 원자로를 운용하거나 할 계획이 있는 나라 정상들이 모였는데, 바쁜 정상들이 하루 반나절 모여 앉아 핵안보의 심각성를 얘기하고 이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테러 집단이나 북한·이란 등에 보내는 메시지는 강할 것이다.”

조 조정관은 한국이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신뢰를 얻었다는 점, 한·미 양국 대통령 간의 신뢰와 친분 등이 한국의 2차 회의 개최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갖는 상징성이 더 큰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되겠는가.
“휴전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50여 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핵’을 이야기하게 된다. 물론 이 회의가 북한 같은 나라의 핵 비확산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북한에 대한 큰 압박이 될 것이다.”

-북핵이 2차 회의 의제가 될 수 없다는 건가.
“하나의 의제로 오르기는 어렵다. 핵테러 저지에 초점이 가 있기 때문이다. 부가적으로 다뤄질 수는 있다. 그리고 북한이 대결단을 해서 북핵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된 뒤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지 않나. 가변적이다.”

조 조정관은 47개국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얘기를 소개했다. “기후변화 시대, 깨끗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원자력밖에 없으며, 소위 원자력 르네상스를 맞기 위해선 핵 물질이 절대 테러리스트의 손에 넘어가선 안 된다. 만약 핵테러가 한 건이라도 발생한다면 원자로의 평화적 이용이 굉장히 위축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회의 주재 모습은.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를 정상들의 연설로 진행하지 말고 토론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자신감이 넘쳤고, 이슈에 해박하다는 느낌을 줬다. 첫날 만찬 때 생일 케이크가 들어왔는데, 제이콥 주마(68) 남아공 대통령의 생일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축하한다면서 ‘마흔 번째 생일인가요’라고 조크를 던져 모두들 박수를 치고 웃었다.”
오·만찬 때는 정상들만 참석했다고 한다. 나머지 일행은 행사장인 월터 워싱턴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각국 부스에서 모니터로 지켜봤다. 센터 내에 양자회담실과 기도실까지 갖춰져 있었다.

-2012년 2차 회의는 언제 어디서 하나.
“상반기 중 개최하려고 한다. 서울로 확정된 건 아니다. 도시 선정과 참석 국가 추가 여부는 주최국인 한국의 권한이다. 워싱턴 회의에는 나라별로 30~50명의 대표단이 왔다. 2000~2500명이 한국을 찾을 것 같다.”

-2차 회의 한국 유치를 계기로 미측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을 조기에 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안보회의와 협정 개정은 전혀 다른 문제다. 원자력 협정은 양국 간 일이다. 어차피 올해 내에 하기로 돼 있는 협상이다. 미국이 핵안보 정상회의 준비로 협상을 미룬 측면도 있다. 때가 되면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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