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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에 굴종하든가 반격하든가, 평화 지키는 길 두 가지”

천안함 사고의 원인이 외부 폭발로 인한 침몰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정부는 사건 발생 21일 만에 밝힌 첫 조사 결과에서 기뢰나 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수면 아래서 떠돌던 북한 개입설도 급부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외부 타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과 북한 개입 가능성을 가장 먼저, 그리고 일관되게 주장해온 사람이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다. 이 대표는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달 29일 “북한의 개입이 확인되면 절대 이런 도발을 일으킬 생각을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응징론을 폈다.

17일 오전 국회 본청 선진당 대표실에서 그를 만났다. 이 대표는 “정확한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이번 사건은 북한의 공격에 의한 군사도발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이 명확해질 경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거나 위협하는 북한 함정을 즉각 공격해 격침시키는 강력한 응징조치가 필요하다. 이런 조치는 자위권 발동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을 자극하면 전쟁 날 수 있기 때문에 (응징을)안 한다면 국가의 자존과 평화를 지킬 단호한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안보문제 발생 땐 DJ도 여야회담 요청
-이 대표는 사건 초기부터 북한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진상규명이 나와봐야겠지만 초기부터 북한 소행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습니다. 북한은 작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피의 보복을 하겠다고 강조해 왔어요. 과거 행태로 봐도 미·북회담, 6자회담이 막혀 있을 때나 G20처럼 한국에 중요한 행사가 예정돼 있을 때 북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입지 구축 강화를 위해 무력도발을 해왔거든요. 또 사건 발생 지역은 북한 잠수함이 출몰하는 곳입니다. NLL에 인접한 지역에서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침몰이 있었다면 당연히 북한 측 소행이라고 봐야지요.”

-당시 정부는 북한 개입 가능성은 낮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정말 이해할 수 없고 화도 나는 것이 정부·청와대의 대응입니다. 일련의 태도를 보면 될수록 북한 개입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몰아가려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선체가 인양되면서 어뢰에 의한 외부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북한 소행일 것이 거의 분명해지는 상황이 되니까 정부도 차츰차츰 그런 쪽으로 태도를 바꿔 가는 듯이 보입니다. 이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안보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사태가 났을 때 원인과 가능성, 그리고 파장과 중요성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인식수준이 바로 안보의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계속 북한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리 안보에 얼마나 중대한 문제가 있는 줄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거예요. 남북관계 경색이라든가 북한을 자극해 G20 회의에 영향을 줄까 우려한다든가 하는 면에서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G20이 중요하다지만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 희생된 많은 젊은이의 생명보다 중요합니까.”

-북한 개입 가능성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우선 유엔 안보리를 통한 국제 제재입니다. (국가 간)공동 대응으로 무역제재를 포함한 경제제재라든가 봉쇄조치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중요한 건 우리는 당사자입니다. 우리 스스로 대응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우선 무력 응징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장 어떤 지역에 가 폭격하고 보복하라는 게 아닙니다. NLL은 문제가 일어난 수역이기도 하고 수시로 북한 함정이 침범하고 있어요. NLL을 침범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는 북한 함정에 대해 즉각 공격해 격침시키는 강력한 응징조치가 필요합니다. 응징이라는 건 ‘네가 이만큼 했으니까 이만큼 당해봐’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행동을 다시는 꿈꾸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타 협력·교섭을 전면 중단하는 게 필요합니다. 금강산·개성관광뿐 아니라 개성공단도 전면 중단해야 합니다. 또 남북 해운합의서에 의한 북한 선박의 제주·부산해역 통과도 차단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속이 후련해질지 몰라도 자칫 국지전으로 발전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전쟁으로 비화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야 합니다. 평화가 위협받았을 때 평화를 지키는 길은 두 가지밖에 없어요. 무력도발에 굴종하고 참든가, 아니면 무력도발을 다시 못하도록 반격하는 둘 중 하나뿐이에요. 전자로 가면 계속 무력도발을 막을 수 없어요. 근본적으로 후자의 강력한 방법으로 무력도발의 유혹이나 의도를 다시 갖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면 전쟁이 날 수 있다고 하는 것 그게 함정입니다.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자 한다면 전쟁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전쟁 의사를 분쇄해야죠. 그게 진정 평화를 지키는 길이에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이나 제재를 주장하면 ‘전쟁 하자는 말이냐’고 저를 공격했어요. 이 ‘전쟁 하자는 말이냐’는 그런 말 때문에 좌파 정권 10년 동안 북한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겁니다. 북한을 자극하거나 도발에 대해 반발하면 전쟁 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반드시 이번에 깨야 합니다.”

이 대표는 과감하게 행동한 지도자들이 국가의 자존을 지킨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예로 영국과 포클랜드 전쟁(1982년)을 들었다. 이 전쟁은 남대서양의 영국령 포클랜드 섬을 아르헨티나 군이 기습 점령하자 당시 영국의 대처 총리가 선전포고를 하면서 일어났다. 이 대표는 “영국이 그 멀리 떨어진 포클랜드에 출병하는 건 무망하다고 생각했을 때 감히 출병을 해서 포클랜드의 지배를 확립했거든요. 그것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가 말하는 건 적어도 국가의 자존을 지키려면 그런 식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는 주변 4대 강국을 고려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무력 응징을 할 경우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데요.
“물론 우리는 유엔 회원국이고 유엔에 의한 분쟁 해결 방식을 따라야 하고 무력충돌 금지를 존중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자위권 행사는 우리의 주권의 문제이며, 유엔 헌장에서도 각국의 자위권을 보장합니다. 천안함 사고가 나기 전과 지금의 NLL은 다릅니다. 전엔 공격행위로 안 보고 단순한 경계침범이나 위협행위로 취급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이제부턴 NLL을 넘어오거나 침범하는 북한 함정은 우리에 대한 공격행위로 봐야 합니다. 그 함정을 즉각 격침시키는 건 자위권 발동이라고 봐야죠. (이 과정에서)주변국, 특히 미국과의 공조 내지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 한·미동맹도 각별한, 새로운 동맹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천안함과 같은 공격에 한국이 자위권을 행사하는 건 바로 미국의 자위권 행사와 같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9·11 사태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같이 반테러전에 동참했듯이 천안함 공격에 대해 미국도 우리와 같은 인식으로 자위권 행사에 동의하게 해야 해요.”

-천안함 사건 후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하다 갑자기 금강산 지역의 남측 부동산에 대한 자산동결 조치를 했습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관 있는 겁니까.
“당연히 연관이 있지요. (남한이)북한에 대한 응징과 제재조치를 취할 경우 현금이 들어가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중단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럴 경우에 대비해) 북한은 ‘폐쇄해도 우리한테 아프지 않다’며 배짱을 보이는 거죠. 둘째는 금강산이나 개성공단을 중단한다고 하면 북한 못지않게 국내에서 야단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친북 성향의 좌파들이 들고일어날 것이고 그러면 남남갈등이 깊어지죠. 이 두 가지를 목적으로 북한이 선제 대응조치로 나온 것으로 봅니다.”

-이 대표는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해 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입니까.
“북한의 점진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점진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 햇볕정책의 기조입니다. 북한에 (경제 지원을)주면 변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지원해 왔는데 그사이 뭐가 났습니까. 핵 만들고 천안함 사건이 생긴 거 아닙니까. 주면 변한다면 힘들어도 해야죠. 그러나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변화를 가져오게 끔 하는 게 대북정책의 기조가 돼야 합니다. 당근과 함께 채찍을 반드시 같이 행사해야 돼요. 주는 것도 체제 변화와 연관시키고 북한이 잘못 갔을 때 채찍으로 잘못을 깨우고 다시 잘못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해요.”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명박 정부는 대북관계에서 해야 할 말을 하고 북한을 일방적으로 따라가선 안 된다는 건 분명히 보이고 있어요. 이는 과거 정권과 다른 점이고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북한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가 중요한데, 그게 없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선 (경제 지원을)주면 (북한이)점진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될수록 말썽을 안 일으키는 게 최상의 정책이라고 보는 데서는 과거 좌파 정권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고 49분 만에 합참의장이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걸 들으면 기가 막혀요. 국가안보가 완전히 구멍이 뻥 뚫렸다고 생각해요. 군의 지휘보고 체계의 중심점에 있는 사람이 합참의장입니다. 청와대와 동시 보고도 안 되고 뒤늦게 보고됐다는 건 굉장히 큰 문제예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연평해전 등 충돌이 났을 때 (청와대가)군의 행동을 제어하려고 했는데 그러면서 (군이)청와대 눈치 보려고 하는 게 고착된 것 아닌가 합니다.”

북풍 얘기하는 민주당은 제정신인가
-헬기 추락, 군 총기사고 등 총체적인 군의 기강해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군 수뇌부 교체를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국방부 장관·해군참모총장이 책임질 게 있으면 져야죠. 하지만 진상규명 과정에서 정치권이 정치 쟁점화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기가 막힌 건 그 지역이 평화로운 남태평양 바다도 아니고 과거에도 몇 차례 해전이 있었고 북한 잠수정이 돌아다니는 위험한 해역인데 상대방의 공격을 전혀 예상하지 않고 완전히 노출된 상태에서 당했다는 건 근본적으로 해군의 작전과 태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육·해·공군이 다시 한번 점검하고 뜯어고칠 게 있으면 쇄신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정부로부터 설명을 들은 게 있습니까.
“전혀 없어요. 과거엔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중요한 안보적 문제가 일어나면 어떤 형태로든 야당에 통보하거나, 9차례나 여야 영수회담을 하면서 설명했어요. 그런데 소위 좌파 정권을 교체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전혀 그런 점을 무시하고 있어요. 사전이든 사후든 야당에 설명하든가 하는 게 전혀 없어요. 청와대와 대통령이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득과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얻겠다면 왜 불러서 서로 얘기하고 진실을 말해주고 대통령의 고민을 말하지 못합니까. 초당적 협력을 한다면 야당은 가기 어려운 백령도 수역에 같이 가면 안 됩니까. 여당 대표 혼자 달랑 가는 건 초당적 협력을 말하는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죠. 진상규명도 중요하고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대통령과 여당이 노력해야 해요.”

-정치권의 대응엔 문제가 없다고 보십니까.
“천안함 사건은 엄중한 안보 문제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여당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어요. 청와대가 안이하게 북한 개입 가능성을 축소시키면 여당이 그걸 지적하고 비판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완전히 청와대 쪽 보조 맞춰 가는 식 얘기만 해요. 민주당은, 북풍 얘기 꺼내는데, 정신 있는 겁니까. 젊은이 46명이 실종되고 희생자가 돼 돌아오고 있는데 북풍 얘기는 정신 빠진 거예요.”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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