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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김구·박정희, 21세기 모델로 재창조해야”

“경제 분야에서는 박정희, 문화 분야에서는 김구,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이승만 모델을 21세기 버전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한·중·일 시대’를 헤쳐나가야 합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14일 오전 11시 서강대 이냐시오관 강당에서 1시간 동안 특별강연을 했다. 주제는 ‘새로운 한·중·일 시대, 주인공의 꿈과 용기를 갖자’였다. 서강대(총장 이종욱)가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자리다.



서강대 개교 50주년 명사초청 특별강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14일 특강



홍석현 회장의 특별강연은 460개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20대 초반 대학생을 향해 홍 회장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다음은 강연 요약.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14일 오전 서강대 이냐시오관에서 ‘새로운 한·중·일 시대, 주인공의 꿈과 용기를 갖자’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홍 회장은 강연에서 중국의 오래된 꿈을 성취한 덩샤오핑과 프랑스 출신으로서 유럽연합(EU) 탄생의 씨앗을 뿌린 장 모네를 ‘새로운 시대를 연 세계사적 인물’의 사례로 제시했다. [오종택 기자]
◆새로운 한·중·일 시대=‘동북아 시대’ 대신에 ‘한·중·일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일반적으로 ‘동북아 시대’라고 많이 한다. 그럴 경우 한국의 정체성이 중국·일본에 묻혀버리기 쉽다. 대한민국이 비록 크기는 작지만 이 지역에서 고유한 역할을 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한·중·일 시대의 ‘새로움’이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중국과 일본이 동시에 강한 역사상 초유의 시대가 개막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의미는 한·중·일에 홍콩·대만을 합친 ‘공자 문화권’이 하나의 단위로 묶여 유럽·북미 지역과 나란히 세계 삼극(三極)체제를 열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한·중·일 시대는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주인공 의식이 필요하다.



◆현대사 두 개의 드라마=체제경쟁이 첨예했던 1960, 70년대 남북한의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을 비교해 본다. 나일론과 비날론이 남북한을 상징한다. 박정희는 석유를 수입해 나일론을 만들어 수출했다. 김일성은 석탄과 토종기술을 결합해 비날론을 만들었다.



64년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조앤 로빈슨 교수가 김일성 초청으로 방북한 일이 있다. 비날론 공장 관람 후 책을 펴냈다. 로빈슨 교수가 73년 스탠퍼드대를 방문했다. 나는 그곳에서 유학하고 있었다. 그녀는 60년대 북한이 비날론으로 옷 문제를 해결했고, 남한보다 잘산다고 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다시 보면 어떤가. 비날론은 북한 체제의 한계를 상징한다. 세계 시장에서 비날론은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신(新) 박정희 경제 모델=우리의 앞날도 순탄할 것인가. 20세기 박정희·김구·이승만 모델을 21세기형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경제·외교·문화에서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박정희의 포항제철·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리더의 외로운 결단이었다. 국내외 비아냥을 들어가며 이뤄냈다. 21세기의 포철·경부고속도로는 무엇이 돼야 할까.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제조업이 뒷받침하는 서비스 기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가 우리의 서비스를 사가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의학 분야는 비교적 앞서 있다. 금융 분야도 도전할 과제다. 세계 저축의 60% 가까이가 ‘공자 문화권’에서 창출된다고 한다. 우리의 돈을 뉴욕·런던·프랑크푸르트에서 굴리고 있다. 어떻게 우리가 금융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16∼17세기 네덜란드 참조=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가 세계 경영의 중심으로 도약한 역사를 참조하자. 16∼17세기 네덜란드는 언론·사상·종교·경제의 완벽한 자유를 보장했다. 당시 세계 최강국이자 네덜란드의 종주국이었던 스페인은 종교적 관용이 부족했다. 고급 인력과 돈 있는 사람이 네덜란드로 몰렸다. 국가 발전의 틀을 바꿨기에 가능했다. 21세기의 포철과 경부고속도로는 자유와 개방이다. 이를 통해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 세계인이 오고 싶고 살고 싶은 매력적인 나라가 되어야 한다.



◆신 김구 문화국가 모델=『백범일지』에 나타난 백범 정신은 문화국가의 부드러운 힘이다.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도 요즘 소프트 파워를 이야기한다. 백범이 반세기 앞섰다. 21세기형 김구의 문화 비전은 무엇일까. 중국의 주요 도시마다 미국의 맨해튼이 복제되고 있다. 우리의 창의적 도시건축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발 글로벌 페스티벌도 필요하다.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기울여온 ‘세계문화오픈(WCO)’은 소통과 조화를 지향하는 축제이자 문화운동이다.



스웨덴에 갔을 때 한 정치인이 내게 “우리는 공자·맹자의 이념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 놀란 일이 있다. 스웨덴에선 두 가지 금기가 있는데, 돈 자랑과 학교 자랑이라고 한다. 그것이 바로 너희 문화이고 공자·맹자가 말한 절제·염치, 남에 대한 배려가 아니냐는 얘기였다.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그들이 쓰고 있다. 이것을 다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 전파해야 한다.



◆신 이승만 외교안보 모델=50년대 초 후진국 가운데 미국과 개별적으로 동맹을 맺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승만의 한·미 동맹 체결을 높이 평가한다. 이제 중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한·미 동맹을 기본축으로, 중국과도 친하면서 가야 한다. 일본과는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돼야 한다. 민주주의 연대도 중요하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동포’라는 입장을 깔고 있다. 중앙일보는 2002년 ‘예산 1% 대북 지원’을 제안했다.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침략의 역사가 없는 우리는 새로운 한·중·일 시대에 평화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그게 우리의 역사적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글=배영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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