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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런트] ‘이순신 리더십’ 지금 왜 주목받는가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뒤 우리 지도자들은 서로 네 탓만 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충무공의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배워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충무공은 명량해전을 앞두고 운주당(작전 상황실)을 차려놓고 부하 장군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토론했죠. 가혹한 형벌을 자주 내렸던 원균의 ‘독선주의적 리더십’과 대조적입니다.”



순천향대 ‘충무공 정신으로 본 천안함 사건’ 강좌

13일 오후 3시 충남 아산시 신창면 순천향대 도서관 건물 동아홀 강의실. ‘이순신 리더십과 충무공 정신’ 수업의 특별강사로 초청받은 박광용(66)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5시까지 2시간 동안 열변을 토했다. 박 회장은 해사 21기로 해군 군수사령관(소장)을 끝으로 1999년 예편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이순신 전문가’ 14명이 매주 교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이 강의실은 학문적 열기로 뜨겁다. 수업에는 ▶안주섭 전 보훈처장 ▶문예사 김용신 회장 ▶장석철 전 중국대사 등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강의 주제는 ▶이순신과 해양문학 ▶이순신의 예술세계 ▶이순신과 국가안보 등 다양하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수업에서 행정학과 윤성진(2학년)씨는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충무공에게서 배울 리더십은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이에 박 회장은 “천안함 실종자 구조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살신성인 정신과 충무공의 리더십은 닮은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준위를 보며 충무공이 사천해전(음력1592년 5월 29일) 당시 왼쪽 어깨에 왜군이 쏜 탄환을 맞았으나 활을 놓지 않고 끝까지 전투에 임했던 사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해군이 천안함 침몰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백령도 어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황은 충무공의 ‘실사구시형’ 리더십과 비교할 수 있다”고 했다. 충무공은 적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해적들에게 삼고초려(三顧草廬)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충무공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현지 주민들로부터 남해안 섬 지형과 해·조류, 조수 간만의 차 등을 파악해 전투에 활용했다”며 “천안함 함미의 침몰 위치를 어선이 발견했다고 해서 군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원빈 박사가 14일 순천향대에서 ‘이순신 리더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앞서 진행된 강의에서 임원빈(53) 박사는 “이순신의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에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뒤처지게 된 것도 변화와 혁신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원래 육군의 병법인 학익진(鶴翼陣)을 해전에 활용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의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임 박사(해사 34기)는 20년간 해군사관학교에서 교수(대령)로 재직하다 1월 말 퇴임했다. 이순신 관련 논문 6편과 『이순신 병법을 논하다』 등의 저서를 냈다.



그는 “한산도대첩은 ‘선택과 집중’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당시 왜군은 한산도 해역에서 5㎞쯤 떨어진 견내량(거제)에 정박해 있었다. 당시 조선 수군의 배는 59척, 왜군은 73척이었다. 임 박사는 “충무공은 견내량이 해협이 좁아 조선의 주력 함선인 판옥선이 전투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적이 전세가 불리해지면 배를 버리고 육지로 도망갈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충무공은 적을 한산도 앞 넓은 바다로 유인해 모조리 잡아버릴 전략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임 박사는 “기업이나 개인의 투자, 미래 발전전략을 수립할 때 ‘선택과 집중’은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전국 대학에서 유일하게 순천향대에 이순신 리더십 강좌가 개설된 것은 2007년. 손풍삼(66) 총장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이순신 장군은 아산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대학이 민족을 대표하는 지역 인물의 정신을 계승하고 리더십을 배우려는 학문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산=김방현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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