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6·25 때 전사한 남편 곁으로’ 부인의 60년 소원 이뤄지다

14일 부산 유엔 기념공원에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인 호주군 케네스 존 휴머스톤 대위의 묘에 부인 낸시 휴머스톤의 유해가 함께 안장됐다. [송봉근 기자]
14일 오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숨진 유엔군 전몰장병 2300여 명의 유해가 안장된 부산시 남구 대연동 유엔 기념공원. 호주군 묘역 한 쪽에 자리 잡은 케네스 존 휴머스톤 대위 묘.



호주군 휴머스톤 대위 부부
부산 유엔 기념공원에 합장

군악대의 조곡이 울러 퍼지는 가운데 붉은색과 푸른색 베레모를 쓰고 가슴에는 훈장을 푸른 눈의 노병 20여 명이 모자를 벗었다. 이들은 오른손을 높이 들고 영어로 “해가 뜰 때나 해가 질 때나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이들은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이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콜린 베리맨(75·호주 제대군인 단체 사회복지담당관)씨는 호주 국기에 조심스레 싸서 온 휴머스톤의 부인 낸시 휴머스톤(2008년 10월12일 91세로 사망)의 유골을 남편 옆에 묻었다. 노병들은 눈물을 훔쳤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숨진 남편을 그리며 자식도 없이 혼자 살다가 숨진 전사자 부인이 60년 만에 남편과 만나는 순간이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3일 대구 근처 낙동강 전선에서 제27영국연방 여단 호주연대 3대대 소속 휴머스톤(당시 34세) 대위는 순찰을 나갔다가 자신의 탄 차량이 지뢰를 건드리면서 운전병과 함께 전사했다. 휴머스톤 대위가 낸시와 결혼한 지 1년쯤 됐을 때였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일본 히로시마현이었다. 휴머스톤은 로열보병군단 특수부대 장교로, 낸시는 간호장교로 일본에 파견됐다가 3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남편의 전사소식을 들은 낸시는 호주로 돌아갔지만 한국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귀국하는 남편 전우들을 1년여 동안 보살핀 뒤 전역을 했다. 그 뒤 간호사로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하며 평생을 살았다.



낸시의 유해를 갖고 온 콜린 베리맨은 “낸시는 숨지기 전에 남편 곁에 묻어달라고 가족들에게 유언을 했다”며 “고인의 뜻을 유엔기념공원 측이 수용해 함께 묻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유해 합장식에 앞서 영연방 참전용사와 유가족 200여 명은 추모식을 열었다.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