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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내가 만난 하토야마 총리

나는 2006년 5월에 지인의 소개로 방한 중이던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간사장(당시)을 만났다. 독도에 대한 한국 측 논리를 일본어로 설명해 줄 사람을 찾았기 때문이다.

당시의 민주당은 2005년 9월의 중의원 선거 참패로 국회의원 수가 격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는 일본 제1야당에도 한국 측 독도 인식을 전달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요청에 응했다.

서울의 어느 호텔 음식점에서 만난 하토야마 간사장은 언론 매체를 통해서 본 것보다 훨씬 예리한 인상을 주는 인물이었다. 민주당 국회의원 2명과 비서실장, 그리고 나의 지인이 동석했다. 시간은 당초 30분을 예정했으나 그들은 내 설명을 1시간 반 정도 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충분치는 못했다. 그런데 내 설명을 듣고 나서 하토야마 간사장은 독도가 조선 땅임을 인정한 1877년의 ‘태정관 지령문’ 등을 가리키면서 역사적 사실로는 ‘일본 측 참패’, 즉 역사적으로는 독도는 한국 땅일 수 있다는 뉘앙스로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의한 독도의 귀속 문제에 관해서는 독도를 ‘미국이 재검토하여 일본 것으로 결론을 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는 2006년이었으므로 2008년 7월에 발견된 일본의 독도영유권을 부정하는 미 국무부 극비문서 등이 아직 알려지기 이전의 상황이었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독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했지만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둘러싼 국제법적 해석에 있어서 한국 측 논리(당시), 즉 독도를 한국 땅으로 인정한 1946년의 연합국 문서가 51년에 조인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도 반영됐다는 논리를 ‘한국 측 논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덧붙여 ‘나는 일본인이니까 역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는 일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민족주의적 감정을 드러냈다. 그 모습에 나는 실망감을 느꼈다. 현재도 그 상황 그대로라면 하토야마 총리의 생각은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것이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조약상 일본 것이 됐고 자신은 일본인이므로 그것을 믿는다’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그 후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고 한국 측 논리는 크게 발전됐다. 하토야마 총리가 현재의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관한 한국 측 해석을 들으면 개인적으로 생각을 좀 더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고등학교 사회과 교재 해설서에서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직접적 표현을 삭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밀려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방침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도 그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표현만은 피했고, 외상도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7월의 참의원선거를 앞에 두고 민주당에 불리한 발언은 피해야 하는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 모르나 내 고교와 대학교선배이기도 한 그가 민족주의적 감정을 극복하고 아시아를 크게 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일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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