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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과학] 백제귀족 마약의 일종‘오석산’즐겼을까

‘五石○十斤’(○는 미판독) 글자가 적혀있는 백제시대 목간. 환각제인 오석(五石)은 당대엔 불로장생약으로 통했다. [동방문화재연구원 제공]
백제의 관료들도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명약의 유혹에 빠져 있었을까. 중국 육조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한 일종의 마약인 오석산(五石散)을 백제인들이 복용했음을 뒷받침하는 목간(木簡)이 충남 부여에서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전문 조사기관인 동방문화재연구원(원장 김성구)은 부여군 쌍북리 일대 ‘사비119 안전센터’ 예정지역에서 먹으로 쓴 글씨 5자가 확인되는 백제 사비시대 목간 1점 등을 발굴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원 최종래 조사2부장은 “조사 일대는 백마강(금강) 범람이 잦은 습지 지역이라 폐기된 목간이 뻘에 묻혀 썩지 않은 채 잔존한 것으로 보인다”며 “목간의 글씨는 일부 판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목간의 글씨를 ‘五(혹은玉)石O十斤’ (O는 미판독)이라 밝혔다.



부여서 기록 적힌 목간 발굴

서예학자 손환일 박사는 이를 ‘五石九十斤(오석구십근)’이라 판독했다. 옥(玉)자가 아닌 오(五)자가 분명하며, 여러 서체 중 ‘팔분(八分)체’로 써서 끝이 잘린 구(九)자라는 것이다. 신선사상을 믿은 도가들은 신선방(신선이 되는 처방)의 하나로 오석을 복용했다. 오석은 단사(丹砂·황화수은)·웅황(雄黃)·백반(白礬)·증청(曾靑)·자석(磁石) 등 다섯 가지 광물질을 볶아 만들었다.



일본 학자 이나미 리츠코의 책 『유쾌한 에큐피리언들의 즐거운 우행』에 따르면 오석산은 위나라 말기 이후 400여 년 간 대륙의 귀족들 사이에서 성행했다. ‘오석산을 먹으면 병이 나을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상쾌해짐을 느낀다’(『세설신어』)고 하여 너도 나도 신선방을 구했다.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도피하고자 했던 귀족들이 술, 혹은 오석산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간 복용하면 백치가 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오석산을 엄지손가락 한 마디만한 크기로 만들어 복용했다고 가정하면, 1회 분량은 3.5g 정도 된다. 90근이면 1만5000회 분량에 달하는 양이다. 손일환 박사는 “관용 물품 꼬리표인 목간에 ‘오석’이 90근(약 54kg)이나 적혔다는 것은 오석이 백제의 귀족뿐만 아니라 일반 관료들에게까지 널리 유행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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