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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샌드라 불럭 주연 ‘블라인드 사이드’

꼭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서로 마음만 활짝 연다면. ‘블라인드 사이드’가 던지는 메시지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진짜라고 믿기엔 너무 근사하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얘기다. 성별만 바꾼 신데렐라 스토리 같기도 하고, 『키다리 아저씨』의 스포츠 버전인가 싶기도 하다. 약물중독 엄마와 어린 시절 헤어져 길거리를 떠돌던 흑인 소년 마이클(퀸튼 애론)에게 천사의 손길이 다가온다.



생애 첫 오스카 상에 빛나는 연기
그런데 이 얘기, 아주 근사한 실화

천사의 이름은 리앤(샌드라 불럭). 상류층 사모님이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제, 즉 부유층의 사회적 의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여성이다. 리앤은 오갈 데 없는 소년을 측은히 여겨 살 곳을 마련해주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적 보호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마이클의 남다른 덩치(155㎏)와 체력을 십분 살려 미식축구를 하도록 길도 열어준다. 결과는 대성공. 마이클은 미국 각지 대학에서 스카우트 경쟁을 벌일 정도의 유망주로 성장한다.



이 얘기가 ‘지나치게’ 근사한 가장 큰 이유는 등장인물들 때문이다. 리앤도 그렇지만 리앤의 가족들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선량하고 다정하다. 대형 외식업체 사장인 남편 숀(팀 맥그로)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춘기에 접어든 ‘얼짱’ 딸 콜린스(릴리 콜린스)와 어린 아들 SJ(제이 헤드)까지 낯선 흑인소년을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마이클이 SJ를 차에 태우고 달리다 사고를 내는 위기가 한 차례 있긴 하지만, 통 큰 아줌마 리앤은 마이클을 탓하지 않는다. 게다가 실화라니, 더욱 놀랄 일이다. 주인공 마이클 오어는 지난해 프로미식축구(NFL) 1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돼 현재 볼티모어 레이븐스에서 활약 중이다.



흡사 철저한 성선설에 기반한 듯한 할리우드식 가공을 인내한다면, 인종갈등에 대해 눈을 질끈 감은 부자연스런 각색을 한 수 접어준다면, ‘블라인드 사이드’는 마음을 촉촉히 적시기에 충분하다. 마이클과 리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가족의 정이라기보다 우정에 가깝다. 영화는 그들이 그런 우정을 나눌 만한 자질을 갖췄다는 사실을 잔잔하고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마이클은 성격검사 결과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답지 않게 폭력성향은 찾아볼 수 없는 대신 보호본능은 98%에 달하는 걸로 나타난다. 리앤은 남과 자신이 가진 걸 나눔으로써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네가 마이클의 인생을 바꿨다”는 주변의 얘기에, “걔가 내 인생을 바꿨지”라고 잘라 말할 수 있다. 주위의 삐딱한 시선은 기어이 이들을 시험에 들게 하지만, 아무도 이들을 막지 못한다.



샌드라 불럭은 ‘블라인드 사이드’로 생애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오랜 시간 익숙했던 갈색머리를 금발로 물들인 그녀의 거침 없는 ‘포스’는 일단 의협심에 발동이 걸리면 아무도 못 말리는 ‘대인배’ 역할과 꽤나 잘 맞아떨어진다. 불럭은 당초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출연을 사양했지만, 멤피스에 사는 리앤을 만난 후 그녀의 선량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에 흠뻑 빠져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감독 존 리 행콕.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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