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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는 불포화지방산 많은 고래고기 먹어

성인병이 적은 유목민족 마사이족의 건강비결은 그들의 독특한 보행법에 있다. [중앙포토]
요즈음은 아픈 사람은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발달하기 이전, 사람들은 나름의 치료법이나 건강유지법이 있었다. 그런 건강유지법의 효과를 분석하고 활용하려는 노력들이 활발하다. 예컨대 우리 것 중에는 채소와 과일을 강화한 ‘전통 한식’으로 식단을 개선하면 비만을 개선하고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 2010). 아프리카 등 태고의 자연이나 험준한 오지(奧地)에 살고 있는 원시부족들의 생활습관에서 건강의 비결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 이들의 의식주를 관찰해 얻은 결과를 상품화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들도 늘고 있다. 건강 100세가 화두인 요즘, 화려한 건강관리법보다 소탈한 원시부족의 생활 속에 ‘건강의 비결’이 있을 수 있다.

원주민에게서 배우는 신토불이 건강법

아프리카 원주민, 하루 3만 보 걸어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건강비결은 유유자적 흙바닥을 걸어 다니는 맨발 걸음에 있다. 케냐와 탄자니아에 걸친 세렝게티 초원에 거주하는 유목민족인 마사이족은 육류가 주식이지만 성인병이나 근골격계 질환이 없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질환도 드물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선진국 대비 3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건강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마사이족의 삶을 관찰한 결과 걸음걸이와 걷는 거리에 비결이 있었다.

아프리카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힐리언스 선마을 이시형 촌장(세로토닌문화원 이사장·신경정신과 박사)은 “마사이족은 고혈압·심장병·당뇨병 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매일 맨발바닥으로 먼 거리를 걷기 때문이다. 결국, 걷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건강관리 비결”이라고 말했다. 마사이족은 하루에 3만 보 이상을 걷는다. 1만 보는 약 10㎞로, 매일 30㎞를 이동하는 셈이다.

마사이족 걸음걸이는 발 뒷부분부터 지면을 지그시 누르며 무게중심을 발 가운데에 뒀다가 앞 부분까지 굴려 마무리한다. 이런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맨발 걸음걸이는 발에 가해지는 하중을 분산시켜 허리·무릎·발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또 유산소운동이기 때문에 칼로리를 많이 소비하고 심장과 폐 기능을 향상시킨다. 현대인들은 발바닥 전체가 포장된 도로에 닿게 터벅터벅 걷거나 발 앞 부분이 먼저 닿아 관절에 충격을 주는 걸음걸이가 많다.

대한한의사협회 장동민 홍보이사(하늘땅한의원)는 “경락(經絡)에서 볼 때 발바닥은 비뇨생식계통과 오장육부와 연결돼 있다. 흙바닥을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 마사지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맨발 걷기가 모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건강상태에 따라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신정빈 교수는 “관절염·족저근막염·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맨발로 걸으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발을 신어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오지에 살고 있는 원시부족 ‘타라우마라족’도 성인병과 우울증이 없다. 이들의 건강비결은 50대 중년도 맨발로 험준한 산악을 10대처럼 뛰어다니는 데 있다. 이 부족은 마사이족과 달리 발의 넓적한 부분인 발 볼을 이용해 능수능란하게 산속을 달린다. 험준한 산을 맨발로 달리는 동안 심폐기능은 물론 발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강화된다. 맨발로 사슴을 쫓아가 잡기도 한다는 그들은 자신을 ‘달리는 사람들(라라무리)’이라고 부른다.

선인장 열매 관절염·암에 좋아
원주민들의 건강비결은 거주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에도 숨어 있다.
북극의 섬나라 그린란드에 거주하는 이뉴잇(에스키모)족은 뇌졸중·심근경색증 등 심장혈관질환 발병률이 서양인에 비해 월등히 낮다. 신선한 야채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지리적 특성에 비춰보면 역설적인 현상이다.

이뉴잇족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농도가 낮고 혈액 응고 시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뉴잇족의 건강 비밀은 덴마크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바다표범·고래 등 해양 동물의 지방질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해양성 생물의 지방질에도 DHA·EPA 등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이 포함돼 있는 것.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한 달에 해산물을 통해 5.5g 이상의 DHA·EPA 등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하면 이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 발생확률이 50% 정도 낮아진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중 해안 거주자는 유럽인과 비교해 관절염 발병률이 크게 낮다. 이들의 튼튼한 관절은 뉴질랜드 해안에만 서식하는 초록입홍합 덕분이었다. 연구결과 EPA·DHA·DPA 등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항염증 효과를 증대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외선이 강한 뉴질랜드 해안의 플랑크톤이 스스로 항산화물질을 만들고,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는 초록입홍합에 항염증 물질이 축적된 것이다.

초록입홍합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은 강력한 염증 유발 물질인 류코트리엔의 생성과 이동을 억제한다.

미국 인디언들은 전립선이 건강하다. 50·60대에 많이 발병해 아버지의 암으로도 불리는 전립선암이 미국에서는 남성 암 1위를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디언들의 전립선 건강비결은 ‘쏘팔메토(Saw Palmetto)’라는 천연 야자수에 있다. 북아메리카 대서양 해안을 따라 자생하는 작은 야자나무의 일종으로, 땅을 넓게 덮고 자라는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다. 쏘팔메토는 임상시험 결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와 유사한 작용을 해 소변 속도를 개선하는 등 이뇨작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은 암·심장병·당뇨병·신장병·간질환 등 현대병 발병률이 낮다. 성스러운 식물로 불리는 노팔 선인장의 열매인 ‘뚜나’를 즐겨 먹기 때문이다.
뚜나에는 18가지 아미노산, 40여 종의 식물화합물, 다량의 섬유질이 함유돼 있다. 아미노산은 간과 췌장 기능을 강화하고 혈당을 안정시켜 멕시코와 네덜란드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당뇨 치료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섬유질과 비타민 B3의 유기적인 작용은 동맥경화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같은 세계 원주민들의 생활문화를 현대인들이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보완요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서울대 의대 노화·노령화사회연구소 박상철 교수는 “아프리카 사람이 아무리 친자연적으로 생활을 해도 미국이나 유럽인들보다 평균 수명이 짧다”며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원시생활이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혈압·당뇨병·뇌졸중 등 현대병은 생활습관에서 발생한 질환”이라며 “현재의 잘못된 습관을 옛날(원시) 방식이 보완해 주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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