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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로고만 봐도 골프팬은 감동

마스터스(Masters)는 꿈의 구연이다. 세계 최고의 골프 축제다. 마스터스란 이름에 걸맞게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갤러리 앞에서 치열한 샷 대결을 펼친다. 선수와 갤러리뿐 아니라 대회 운영도 최고다. 마스터스 조직위원회가 별도의 스폰서 없이 기념품과 입장권 판매 수입만으로 1년에 2000만 달러(약 22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돈으로 선수들에게 상금을 주고, 행사 경비를 충당한다. 그래도 해마다 수백만 달러의 순익을 남긴다. 골프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할 만하다.

정제원의 캘리포니아 골프 <106>

그런데 마스터스는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자의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다.

필자는 2003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을 찾아 마스터스를 현장 취재했다. 2003년은 최경주가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해였다.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에 나간다는 생각에 선수도 약간 흥분한 상태였고, 촌뜨기 기자도 덩달아 들뜬 상태였다. 1년 중 오직 한 주, 마스터스가 열리는 4월 둘째 주에만 문을 여는 상설 프레스센터엔 위엄이 흘렀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이 마치 대학교의 강의실을 연상시키는 프레스센터에서 열띤 취재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벽에는 미국 골프기자들의 친목단체인 골프라이터스클럽(GWAA) 회원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아멘 코너’란 이름을 지었다는 미국의 골프 평론가 허버트 워렌 윈드(1916~2005)의 얼굴도 눈에 띄었다. 풋내기 기자는 그 사진을 보면서 ‘훌륭한 골프라이터가 되겠다’고 다짐하곤 했었다.

1라운드를 마친 뒤 마스터스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파는 머천다이즈 숍에 들렀다. ‘뭘 살까’ 망설일 새도 없이 마스터스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바구니에 주워담았다. 미국 대륙에 깃발 하나가 꽂힌 아주 단순하기 짝이 없는 로고가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모자 5개를 비롯해 깃발, 티셔츠 석 장과 골프백에 다는 이름표 등을 사느라 500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 그런데 숙소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모자 5개만 가지고는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았다.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모자 5개 가지고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기념품 가게에 다시 들러 모자 10개와 이런저런 기념품을 추가로 구입했다.

당시 모자 1개 가격이 21달러, 퍼터 커버는 12달러, 볼 마커는 6달러 정도였는데 필자는 결국 기념품 구입에만 1000달러가 넘는 돈을 쓴 셈이었다. 이듬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필자는 마스터스 로고가 찍힌 물건만 보면 지갑을 열었다. 골프를 즐기는 지인들에게 마스터스 로고가 찍힌 기념품만큼 좋은 선물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오거스타에선 마스터스가 열리고 있다. 섹스 스캔들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타이거 우즈가 복귀 무대로 삼았다 해서 더욱 화제가 된 바로 그 대회다. 최경주 한 명뿐이던 한국 선수도 양용은·한창훈·안병훈까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재미동포 앤서니 김, 케빈 나(나상욱)까지 합치면 6명의 한국(계) 선수가 마스터스 무대를 밟은 셈이다. 디벗 자국 하나 없는 푸른색 잔디 위에서 흰색 공이 춤을 춘다. 우리나라에도 최고 권위의 대회가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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