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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법륜 스님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 더욱 애가 타는 스님은 2008년 여름, 굶어 죽는 북한 동포의 고통을 외면하는 세상을 향해 절규하며 무려 70일 동안 단식을 결행하는 초인적인 의지를 보였다. 스님은 한 번 원을 세우면 어떤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뜨거운 집념 때문에 북한·인도·필리핀·인도네시아·이라크·아이티 등 굶주리고 못 배우고 아픔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따스하게 손을 내민다. 절대로 생색내거나 자랑하거나 표 내지 않고 묵묵히 실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감동받는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법륜 스님을 가리켜 “인간 같지 않다”고 한다. 그 많은 법문·강연·원고·만남·회의·명상·기도·행사·세미나·구호활동·해외포교를 소화해 내는 정열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어김없이 고구려·발해·항일독립운동의 현장을 찾아 우리 민족의 장엄하고 웅혼한 혼을 불러일으키는 역사기행을 인솔한다.
제법 국회의원 노릇 잘한다고 하던 때, 법륜 스님은 내게 “국회의원 열 번 하는 것보다 우리가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위대한 역사이자 우리의 혼인 발해를 되찾아 오는 소설을 쓰는 게 낫다”는 말씀으로 회초리가 됐다. 그래서 나는 8년여 동안 500여 권의 책을 뒤지고 중국·러시아를 취재해 3년여를 두문불출한 채 200자 원고지 1만2000장이나 되는 『김홍신의 대발해』 10권을 써서 예순 살이 되던 2007년 여름에 출간했다.
세상사에 얽히고설킬 때 나는 문득 스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가슴을 여미곤 한다. “세상이 복잡합니까? 아니면 내 마음이 복잡합니까?”